세계 창업 방랑기

정윤호 지음/꼼지락/240쪽/1만4천500원

이 책에는 저자가 해외여행을 하면서 얻은 해외 창업 정보들이 담겨있다. 저자는 해외 마케팅 회사에서 근무한 경험을 살려 해외 창업을 하기 위해 무작정 3년2개월 동안 28개국으로 떠난다.

가까운 중국부터 멕시코, 페루, 덴마크, 인도, 코스타리카, 이집트, 아르헨티나, 브라질, 이스라엘, 네델란드, 콜로비아 등이다.

멋진 곳, 맛있는 음식, 안락한 숙소 이야기는 별로 없다. 이 책에는 모험심 넘치는 저자의 여행기와 함께 트렌디한 창업 아이템 소개, 현지 교민과의 인터뷰, 글로벌 창업 센터 방문 등이 풍성한 사진과 함께 소개된다. 특히 중국, 콜롬비아, 브라질, 베트남 등에서 실제로 저자가 도전했던 해외 창업 사례가 담겨 있다.

하지만 저자의 창업 도전기는 화려하지만은 않다. 결과적으로 ‘실패 반, 성공 반, 아직 가야 할 길 한참 남음’으로 정리할 수 있다.

중국의 도매시장에서 단 3일 동안 한국에 팔 물건을 찾아보라는 한국 동업자의 미션이 주어졌다. 관심이 가는 제품은 명함을 받고 최소 구매 수량, 단가 등 꼼꼼히 적었다. 하지만 만족스러운 물건이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한숨 돌리려 시장에 앉아 있던 그때, 어디선가 ‘푸드득’ 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것은 하늘을 나는 ‘잠자리 장난감’이었다. 보자마자 소비자를 단숨에 사로잡을 만한 제품이라 판단돼 동업자에게 알린다. 동업자의 동의 후 제품 제작부터 유통까지 3천 개 진행 완료한다. 기대에 한껏 부풀어 판매를 개시하지만, 여전히 반 이상이 남아버려 틈틈이 동네 공원에서 어린이를 상대로 판매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실패한 것이다.

콜롬비아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열게 된 계기는 ‘이곳에서 살아보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시작됐다. 매물을 알아보고, 여행자들이 몸을 뉘일 침대를 나무 팰릿과 매트릭스를 구매해 직접 제작했다. 그리고 앤티크한 가구를 배치해 실내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블로그에 게스트하우스만의 특성을 담은 글을 올리자 사람들이 물밀 듯 찾아왔다. 혼자 운영하기에는 벅찬 상태까지 이르러 한 달에 2주만 고객을 받기에 이르렀다. 마케팅 교과서에서 벗어난 제멋대로 시작한 프로젝트였지만 숙소에 투자됐던 돈은 다 회수됐고, 슬럼가라는 위치여도 수요가 발생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이 외에도 브라질에서 유명 브랜드의 신발을 블로그로 주문받아 해외 직구를 했고, 베트남에서 현지인 동업자를 구해 컵 빙수 가게를 차릴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이 역시 성공과 실패를 교차했다.

성공과 실패가 교차하는 와중에도 저자는 해외 창업에 대한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3년 동안의 창업 여행은 그의 삶을 완전히 바꿔놓았기 때문이다. 여행으로 전환점을 맞은 저자의 개인적인 이야기와 창업자의 눈으로 바라본 각각의 여행지는 독자들에게 도전과 모험정신을 전해준다.



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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