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15 총선을 9개월 가량 앞둔 가운데 TK(대구·경북) 내 전직 단체장들이 현역 의원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어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현역 의원들은 이들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바짝 긴장하고 있는 모양새다.

전직 단체장의 경우 현역 의원 못지않게 지역 인지도와 조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에서는 4명의 전직 구청장의 출마가 예고돼 있다.

우선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이 자리잡고 있는 수성갑에는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이 출마를 준비 중이다.

이 전 구청장은 2번 수성구에서 구청장을 지낸 탓에 지역민과의 ‘친밀함’을 자랑하고 있다.

김 의원이 행정안전부 장관을 하며 1년6개월 간 지역구를 등한시한 만큼 이 전 구청장은 이번 총선에서 공천만 받는다면 김 의원과의 싸움에서 승산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의원도 지역구에 소홀했다는 민심을 의식한 탓인지 행정안전부 장관직을 그만둔 지난 4월부터 지역구에서 살다시피 하고 있다.

일찌감치 총선 출마를 위한 물밑작업을 펼쳤던 이 전 청장은 이달부터 경선을 위한 권리당원 모집에 나선 상태다.

한국당 곽상도 의원의 지역구인 중·남구는 전직 구청자 출신의 총선 출마 예정들이 대거 몰려있다.

임병헌 전 남구청장, 윤순영 전 중구청장, 이재용 전 남구청장이다.

우선 곽 의원과 공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임 전 청장은 지역 모든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며 주민들과의 소통에 주력하고 있다.

3선을 지낸 윤 전 구청장은 바른미래당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 전 구청장은 더불어민주당으로 이 지역구 총선 출마가 예상된다. 민주당 중·남구지역위원장으로 활동 중인 이 전 청장은 2004년 열린우리당, 2008·2012년 각각 무소속으로 총선에 출마한 바 있다.

경북에서는 박승호 전 포항시장이 포항남·울릉 지역구를 지키는 박명재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예상된다.

애초 포항북에 출마하며 김정재 의원과 공천경쟁을 벌일 예정이었으나 김 의원의 경우 재공천이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고령인데다 2선이라는 피로감을 갖고 있는 박 의원과의 경쟁으로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2006년부터 8년간 포항시장을 역임한 박 전 시장은 높은 인지도를 앞세워 지역민과의 소통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한국당 경북도당에 복당 신청서를 낸 상태지만 현 국회의원의 견제로 복당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12년간 시장으로 활동한 만큼 누구 못지않은 인지도를 앞세워 구미을 선거구 출마를 고려 중인 남유진 전 구미시장은 한국당 경북도당 위원장을 맡고 있는 장석춘 의원과 공천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한동안 활동을 자제했던 남 전 시장은 연초부터 활동을 재개하며 행사장 등에 자주 얼굴을 보이고 있다.

3선의 박보생 전 김천시장도 김천을 지키는 한국당 송언석 의원에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예상된다.

송 의원은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당선됐지만 지역 내 입지가 탄탄하지 않은 등 아직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박 전 시장의 행보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3일 의원직을 상실한 이완영 전 의원의 지역구인 고령·성주·칠곡에는 김항곤 전 성주군수가 출마한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TK 5개 지역구에서 현 의원과 기초단체장 출신 인사들의 ‘빅매치’ 가 예상된다”며 “전직 기초단체장이 현역 의원들을 대상으로 금배지 경쟁에 뛰어들면서 ‘창과 방패’ 의 싸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