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티셔츠’ 파는 한국 기념품 부스 인기||-태권도ㆍ장구 등 한국 전통 공연도 펼쳐

▲ 30일 성서체육공원에서 이슬람 아궁기도소(달서구 이곡동)가 문을 연 지 3주년을 기념해 ‘미이랏’ 행사가 열렸다. 사진은 행사에 참여한 인도네시아인들이 담소를 나누는 모습.
▲ 30일 성서체육공원에서 이슬람 아궁기도소(달서구 이곡동)가 문을 연 지 3주년을 기념해 ‘미이랏’ 행사가 열렸다. 사진은 행사에 참여한 인도네시아인들이 담소를 나누는 모습.


▲ 미이랏 행사에 참여한 인도네시아인들이 점심때가 되자 각종 인도네시아 전통 음식을 먹으며 동료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 미이랏 행사에 참여한 인도네시아인들이 점심때가 되자 각종 인도네시아 전통 음식을 먹으며 동료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 미이랏 행사에 참여한 인도네시아인들이 한국 기념품 판매 부스에서 ‘한글 티셔츠’를 구입하고 있다.
▲ 미이랏 행사에 참여한 인도네시아인들이 한국 기념품 판매 부스에서 ‘한글 티셔츠’를 구입하고 있다.
“한글 티셔츠 10장, 아이 러브 코리아 티셔츠 5장 주세요.”

30일 오전 11시40분 대구 달서구 성서체육공원에서 대구·경북, 경남지역 인도네시아인 1천여 명이 모여 전통음식을 먹으며 기도를 올리는 ‘미이랏’ 행사가 열렸다.

‘미이랏’은 인도네시아어로 ‘생일축하’, ‘기념일 행사’란 뜻이다. 일반적으로 살라맛 울랑따훈(생일축하)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대구의 이슬람 아궁기도소(달서구 이곡동)가 문을 연 지 3주년을 축하하고자 ‘미이랏’을 사용했다.

이날 행사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끈 곳은 인도네시아인이 판매하는 한국 기념품 판매 부스였다.

한복을 입은 인형, 열쇠고리 등 다양한 상품들이 즐비했지만 ‘한글 티셔츠’ 인기는 따라가지 못했다.

인도네시아 수라바야에서 온 에코 와르시투(40)씨는 “한글을 만든 사람과 어떻게 만들게 됐는지 아는 세계 유일의 언어”라며 “한국인은 아니지만 한글의 위대함 알고 있다. 인도네시아에 있는 가족들에게 기념품 주려고 구입했다”면서 유창한 한국어 솜씨를 뽐냈다.

점심때가 다가오자 사떼(satay) 굽는 냄새가 식욕을 당겼다.

인도네시아 전통 꼬치 요리인 사떼는 닭고기, 쇠고기, 돼지고기, 염소고기 등을 한입 크기로 썰어 터메릭(turmeric), 커민(cumin), 코리앤더(coriander) 등의 향신료를 넣은 양념에 재워 만든 음식이다.

돼지고기를 먹는 것을 금기시하는 이슬람교도인 만큼 돼지고기가 주 재료인 사떼 바비(sate babi)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인도네시아식 소고기 쌀국수, 부부르 아얌(bubur ayam·담백한 맛이 나는 인도네시아식 닭죽) 등을 먹으며 오랜만에 만난 동료와 담소를 나누다 보니 고된 한국생활의 피로도 훌쩍 사라졌다.

평소 갈고 닦은 태권도와 장구실력을 뽐내는 장기자랑 대회도 열렸다.

태권도복을 입고 절도 있는 자세로 시범을 선보이거나. 현란한 손놀림으로 어깨가 절로 들썩이게 한 장구 공연은 열화와 같은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행사에 참여한 모하마드 아산(33)씨는 “공원에서 인도네시아 사람이 모여 있으니 마치 고향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한국 사람들이 무슬림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이 있지만 우리는 한국을 사랑한다”며 행사를 허락해준 한국인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김현수 기자 khs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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