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남구의 미군기지 내 캠프워커 헬기장 부지가 17년 만에 대구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 그동안 미군 헬기 소음 피해와 개발 제한으로 폐허처럼 변한 주변 동네도 개발이 가속화되고 면모를 일신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와 대구시, 미군기지 사령관, 남구청장 등은 지난 19일 남구 캠프 헨리에서 ‘환경영향평가 요청을 위한 반환구역 확정 및 실무회의’를 열어 공동 환경영향평가 조사를 요청하는 서명식을 가졌다.

이날 경계 확정 합의 권고문 등 반환구역 확정에 대한 서명식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양측이 환경영향 평가 서명을 함으로써 반환을 위한 가장 중요한 관문은 일단 넘어섰다.

부지 반환 결정에 따라 대구 대표도서관 건립 및 3차 순환도로 동편 활주로 개통 등의 사업이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또한 캠퍼워커에 가로막혀 남구 발전의 발목을 잡아왔던 3차순환로 미 개통구간의 개통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진척이 없던 헬기장 서편 활주로 구간은 올 초부터 한·미 양측이 지하 차도를 뚫어 개통하는 방안을 논의해왔다. 이번 반환 합의를 계기로 꽉 막혔던 3차순환선의 남구 구간이 활짝 뚫려 고질적인 교통체증 등 교통문제가 해소되게 됐다.

캠프워커 헬기장(H-805) 부지는 승인 절차를 거쳐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빠른 시일 내 반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캠프워커 헬기장 부지와 헬기장A-3비행장 동편 활주로는 2002년 한국 내 미군 공여지 전반을 통폐합하는 연합토지관리계획에 따라 반환이 결정됐다.

그러나 한·미 양측이 대체부지 평탄화 공사과정 소음 문제, 부지 경계선 문제 등 세부 사항이 합의되지 않아 부지 반환이 미뤄져 왔다.

반환 예정인 헬기장과 동편 활주로 부지에는 대구 대표 도서관이 건립될 예정이다. 헬기장 서편활주로(680m)구간만 협의되면 남구 발전에 발목을 잡아왔던 3차 순환로 구간이 개통될 수 있다.

3차 순환도로는 대구 외곽을 순환하는 25.2km 구간이다. 1996년 대부분 구간의 건설이 완료됐다. 그러나 2000년 개통 예정이던 중동교~앞산네거리 1.38㎞ 구간은 남구 캠프워커 동편 헬기장과 서편 비상활주로 부지 반환이 늦어지며 발이 묶여 기형적인 형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많은 불편과 고통을 겪어 왔다. 선거 때마다 순환도로 개통은 단골 공약이 됐다. 반환 부지에 도서관이 들어서고 도로가 뚫리면 인근 대명동 일대의 도시 면모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관계당국은 남은 절차를 서둘러 고통 받았던 남구 주민들의 얼굴이 활짝 피고 지역 발전도 앞당길 수 있길 바란다.



홍석봉 기자 dgh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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