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풍백년도깨비시장 미소갈비찜 신상진씨, 최대한 많이 실패해 봐라||청년팝업레스토랑에서 실패

“오늘 가게가 휴무인 줄을 모르고 멀리 경남 합천에서 노부부가 가게를 찾아오셨어요. 멀리서 오셨다는 말에 미안한 마음이 들어 갈비찜을 만들어 포장해 드렸습니다.”

지난 7일 오후 가게가 휴무임에도 출근한 신상진(33)씨는 다음날 재료 손질에 여념이 없었다.

개장한 지 3개월째인 그의 ‘미소갈비찜’은 벌써 입소문이 나서 멀리서도 손님들이 찾아온다고 했다.

청년팝업레스토랑 1기 출신인 신씨는 현재 대구 달성군 현풍면 현풍백년도깨비시장 청년몰에서 ‘미소갈비찜’을 운영 중이다.

신씨는 21살 때부터 ‘장사’를 시작했다. 부모님이 운영하는 의류 가게에서 옷을 떼어 인터넷쇼핑몰을 만든 것. 쇼핑몰을 10년 가까이 운영하며 남들보다 조금 늦게 군에 입대한 그는 쇼핑몰 사업을 접고 자신의 꿈이었던 요식업을 시작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원래 요리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요리를 해서 다른 사람들이 맛있다고 해줄 때 기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전역 후 그는 2016년 대구 교동 도깨비야시장에 입점해 매운볶음면을 만들어 팔았다. 체계적으로 요리를 배운 적은 없었지만 그의 가게는 인기가 있었고 사람들은 줄을 서서 먹었다. 전국 야시장을 돌아다니며 자신의 요리에 대한 자신감을 얻은 후 창업의 꿈을 꾸던 중 대구시에서 운영하는 청년팝업레스토랑에 대한 광고를 보고 신청하게 됐다.

맛만 있으면 손님들이 자연스레 올 줄 알았는데 현실을 달랐다. 음식의 맛에 대한 자신감은 있었지만 가게 운영은 결코 녹록지 않았다.

30인분의 밥을 짓다가 다 태워 먹기도 했고 손님이 없어 온종일 일해서 5만 원을 번 적도 있었다.

그는 초심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왜 사람들이 가게에 들어오지 않는지부터 진지하게 고민했다. 밥을 짓는 것부터 메뉴 선정, 고객 응대, 홀 서비스 등 가게 운영의 기본을 처음부터 다시 생각했고 개선해 나갔다. 메인메뉴를 육회에서 갈비찜으로 바꿨고 가게 유리에 직접 메뉴를 프린팅해서 붙여놓는 등 문제점을 하나하나 찾아내고 개선해나가니 어느새 매출은 올라가고 있었다.

그는 3개월간의 청년팝업레스토랑을 통해 얻은 경험을 지금의 가게에 고스란히 접목시켰다.

실패를 통해 얻은 소중한 경험으로 현재 그의 가게는 현풍 청년몰의 여러 가게 중에서도 가장 매출이 좋다.

그는 “정말 최대한 많이 실패해보라고 말하고 싶다”며 “실패를 통해서 자신이 실패한 원인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다면 분명히 얻는 것이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 대구 달성군 현풍백년도깨비시장 청년몰에 미소갈비찜 식당을 낸 신상진씨가 식당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대구 달성군 현풍백년도깨비시장 청년몰에 미소갈비찜 식당을 낸 신상진씨가 식당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주형 기자 leej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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