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국편 1·2권

유홍준 지음/창비/348쪽/1만8천 원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중국편 1·2권으로 돌아왔다. 2014년 일본편에 이어 두번째 해외 답사기다.

한반도의 약 40배, 남한의 약 100배에 가까운 면적에 남북한의 약 20배가 되는 인구를 품은 중국의 문화는 우선 그 스케일로 우리를 압도한다. 또한 긴 세월 우리와 밀접하게 영향을 주고 받은 우리 문화유산을 보는 큰 거울이 되기도 한다.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는 중국의 남다른 문화유산을 만나 더욱 흥미롭고 풍부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사막과 오아시스, 그 속에 숨겨진 보물 같은 불교 유적과 역사의 현장을 만나는 돈황·실크로드 여정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중국은 켜켜이 쌓인 문화적 자신감으로 오늘날 대국으로 굴기하고 있다. 이미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했고 외교에서도 그 실력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한류 등을 통해 문화적으로도 우리와 가까워졌고 국제정치적으로는 한반도 통일의 필수적인 파트너다.

저자 역시 중국 답사기를 시작하는 서문에서 “중국은 우리와 함께 동아시아 문화를 주도해내가는 동반자일 뿐 아니라 여전히 우리 민족의 운명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막강한 이웃”이라며 “상황이 이럴진대 우리는 중국을 더욱 깊이 알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 중국은 언제나 즐거운 여행의 놀이터이자 역사와 문화의 학습장이면서 나아가서 오늘날 국제사회 속에서 우리의 좌표를 생각게 하는 세계사의 무대였다”고 집필의 이유를 밝히고 있다.

먼저 1권 ‘명사산 명불허전’은 ‘삼국지’의 무대인 관중평원에서 시작해 회랑처럼 길게 뻗어 있는 협곡이 마치 ‘달리는 회랑’ 같다고 해 이름 붙여진 하서주랑을 따라가며 돈황 명사산에 이르는 2천㎞의 여정을 담았다. 실크로드 전체 길이 6천㎞의 3분에 1에 해당하는 대장정이다. 불교가 이 길을 통해 서역에서 중국으로 들어왔고 한족과 유목민족들의 투쟁이 이 길을 중심으로 벌여졌다.

관중평원은 섬서성 서안을 중심으로 사방이 험준한 산맥과 네 개의 관문으로 둘러싸인 분지 지형이다. 넓이도 넓고 토양이 비옥할 뿐 아니라 천연의 요새를 이루고 있어 일찍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해 주나라, 진나라, 한나라 등 중국을 통일한 나라들을 포함해 여러 나라가 이곳에 도읍을 정하는 등 오랫동안 중국 역사의 중심 역할을 해왔다고.

2권 ‘오아시스 도시의 숙명’은 돈황 명사산 자락에 자리 잡은 막고굴의 다난했던 역사를 담고 있다. 막고굴은 1.6㎞ 길이에 달하는 절벽에 굴착된 492개 석굴이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그 수백개의 굴 안에서 각종 불상과 벽화는 물론 혜초의 ‘왕오천축국전’같이 학술적으로 큰 가치가 있는 3만여 점의 문서들이 발견됐다. 이 책에서는 제국주의 시절, 돈황 유물을 무차별적으로 약탈해 간 유럽·일본·미국의 ‘도보자(盜寶者·보물 도둑)’들과 이들로부터 막고굴을 지켜내기 위해 힘쓴 돈황의 수호자들에 얽힌 이야기를 자세히 소개한다.





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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