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고급 무선청소기 보급에 42억 원 책정.. 대구시의회 심의 관심

▲ 대구시교육청 전경
▲ 대구시교육청 전경
대구교육청이 지역 전체 학교와 유치원 804개교에 고가의 가정용 무선청소기 보급을 위한 수십억 원의 예산을 책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5일 가정용 고급 무선청소기의 학교 보급 예산 23억 원을 포함해 본예산보다 4천64억원(12.5%) 증액된 3조6천692억원의 ‘2019년 제1회 추경예산안’을 편성해 대구시의회에 제출했다.

이번 추경에서 눈여겨 볼 사업은 전국 처음으로 시도되는 모든 초·중·고교 및 특수학교, 유치원까지 전체 804개교에 가정용 무선청소기 4천366대 보급안이다.

대구교육청은 청소기 1대 당 구입금액을 80만~90만 원으로 잡았다.

현재 지역 일선학교에는 업소용 유선청소기가 보급돼 있다. 대구교육청은 학생 및 교사들의 청소기 사용 편의성을 위해 가정용 고급 무선청소기를 모든 학교 3개 학급 당 1대씩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번 추경안에 23억 원을 편성하고 당초 확보된 19억 원과 함께 42억 원을 사용키로 했다.

계획이 알려지자 3~5인 등이 주로 사용하는 가정용 청소기로 20~30명이 공동생활하는 교실의 먼지나 오염 제거에 대한 실효성과 배터리 내구연한에 따른 꾸준한 비용 발생 등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교육청 내부에서도 도입에 반대목소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교실 내 청소 편리성을 위해 수십억 원을 투입할 가치가 있냐는 부분도 나온다.

무선청소기의 경우 배터리 내구연한이 있어 2~3년에 한번씩 교체해야 한다. 대구교육청은 배터리 교체로 인한 비용은 학교 예산으로 부담토록 계획을 세웠다.

교내 환경분야를 맡고 있는 모 중등 교사는 “기존에 제공된 업소용 청소기도 고장이 잦아 사용하지 못하고 방치된 경우가 많은데 가정용 무선청소기가 3개 학급 70~80명 학생의 사용을 버텨내겠는냐. 돈만 낭비하는 경우가 아닐지 걱정”이라고 한 뒤 “학생 건강을 위한다면 공단 주변 학교 등 미세먼지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한 대책이 먼저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구 북구의 초등교사도 “완전한 실내의 가정에서 사용하는 무선청소기로 20여 명이 사용하는 공간의 먼지나 오염을 제거하는 데 분명한 한계가 있으며 이로 인한 고장이나 관리 어려움도 있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유선청소기 사용의 번거로움 해소를 위해 수십억 원을 사용하는 것은 예산낭비”라고 했다.

한편 이번 추경 예산안은 오는 17일부터 28일까지 열리는 대구시의회 정례회에서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윤정혜 기자 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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