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46용사와 고 한주호 준위의 고귀한 희생과 6·25전쟁으로 산화한 호국영령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9년 전, 북한 잠수함의 어뢰공격으로 폭침된 천안함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전준영(32) 천안함 예비역 전우회장이 백선기 칠곡군수와 만남을 가져 눈길을 끌었다.

이날 만남은 칠곡이 6·25전쟁 당시 최대격전지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조국을 구한 호국 평화의 도시라 더욱 의미가 깊다.

백 군수는 현충일을 앞둔, 4일 오전 칠곡군을 방문한 전 회장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전 회장은 천안함 폭침 사고 이후 많은 행사에 참여했지만, 전국 지자체 중 칠곡 방문이 처음이다.

전 회장은 ‘we remember 46+1’ 글귀가 적힌 천안함 배지를 직접 백 군수 상의에 달아줬다.

이어 김화석 6·25 참전 무공수훈자회장, 박덕용 6·25 참전유공자회 국장, 최상길 월남전참전자회 대의원 등 6·25전쟁 및 월남전 참전용사와 만남도 가졌다.

백 군수와 만난 그는 칠곡호국평화기념관, 한미 우정의 공원 등을 둘러보며 낙동강 방어선 전투에서 희생된 호국영령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전 회장은 “호국과 보훈의 가치를 바로 세우기 위한 군수님의 헌신적인 노력에 감명을 받았다”며 “참전용사이자 동료들을 먼저 보낸 전우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를 드리고자 배지를 달아드렸다”고 밝혔다.

그가 제작한 천안함 배지에는 전사한 46명과 구조 활동 중 순직한 고 한주호 준위를 상징하는 ‘46+1’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전 씨는 “9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제 눈앞에서 죽어간 동료 모습이 지금도 떠오른다”며 “전사자들 넋을 기리고 많은 사람이 천안함 사건을 잊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배지를 제작했다”고 말했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보훈없는 호국은 없다. 참전용사의 값진 희생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것은 살아있는 사람들의 의무”라며 “대한민국은 호국보훈의 달인 6월이나 특정한 사건이 발생하면 관심을 가진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백 군수는 전 회장을 오는 10월 열릴 낙동강세계평화문화대축전 개막식 초청 의사를 밝히자 전 화장은 흔쾌히 응하고, 천안함 배지 100개를 전달했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천안함 배지를 상의에 착용하거나 ‘46+1’을 종이에 쓰고 그들을 추모하는 글을 남기는 ‘천안함 챌린지’를 이어 나갈 계획이다.

다음 동참자로 이재호 칠곡군의회 의장, 김윤오 칠곡문화원장, 신현우 칠곡인문학마을협동조합 이사장, 6·25참전 미국 실종 장병 엘리엇 중위의 딸인 조르자 레이번을 지목했다.

한편 천안함 폭침은 2010년 3월26일 오후 9시22분께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북한 잠수함의 어뢰공격을 받아 침몰, 46명의 젊은 용사들이 전사하고, 구조과정에서 1명이 순직한 피격사건이다.

▲ 4일 칠곡군을 방문한 전준영(32) 천안함 예비역 전우회장이 백선기 칠곡군수와 함께 북한잠수함 어뢰공격으로 폭침된 천안함 사태를 잊지 않겠다는 플래카드를 함께 들고 있다.
▲ 4일 칠곡군을 방문한 전준영(32) 천안함 예비역 전우회장이 백선기 칠곡군수와 함께 북한잠수함 어뢰공격으로 폭침된 천안함 사태를 잊지 않겠다는 플래카드를 함께 들고 있다.




이임철 기자 im72@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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