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하회마을 만송정 인문캠프 특강 및 도지사와 공개 대담
소설가이자 수필가인 김훈 작가는 지난 1일 “안동은 엄청난 스토리가 있는데 텔링(telling)을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이날 안동 하회마을 만송정에서 열린 제1회 백두대간 인문캠프” 초청 강연(주제-비스듬히 외면한 존재의 품격)에서 “하회마을은 5~6년 만에 왔다. 양반과 상민, 유교와 무속, 선비와 하인 등이 공존하는 곳인데 스토리텔링에서 좀 아쉽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답답하다. 텔러(teller)를 길러야 한다. 배우나 이야기꾼이 캐릭터로 만들어 사람들에게 얘기해 줘야 한다. 갑질, 흙수저, 금수저, 양극화, 국회 욕지거리 등을 하회탈 놀이에 넣어서 하면 얼마나 재미있겠느냐”고 덧붙였다.
경북도와 안동시, 경북관광공사 등이 후원하고 전국에서 온 팬 7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강연에서 김 작가는 퇴계 이황, 서애 류성룡, 석주 이상룡 선생 등 안동 유림의 리더들이 확립한 전통의 힘으로 우리 사회 윤리와 정신을 바르게 지켜왔음을 강조했다.
김 작가는 “우리가 과연 전통과 물려받은 것의 힘으로 우리 현실을 개혁, 개선해 나갈 수 있을까? 라는 것은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지만 하회마을이 던지는 무서운 질문”이라며 “전통의 힘, 보수의 힘, 그 안에도 미래를 열어젖힐 힘의 바탕이 있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또 “우리 사회의 특징은 악다구니, 쌍소리, 욕지거리”라며 “이걸로 날을 지고 새고 몇 년째 난리 치고 있고 하루도 안 빼고 매일 욕을 한다”고 현 세태를 비판했다.
이어 “남의 고통을 이해하는 능력과 감수성이 너무 없다”고 현 세태를 지적하면서 “대신 쓸데없는 소리를 너무 많이 하는 아주 어수선하고 천박한 세상이 돼 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서로 뜨려고 하는 세상이 됐고 뜬다는 말이 아주 천박하고 더럽다”면서 “이렇게 오래된 마을(하회마을)이 수백 년간 함양해온 덕성과 가치를 상실, 현대에 어떻게 접목할지에 대해 아무 대책이 없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인간이 추구해야 할 목표는 친절”이라며 “내가 죽으면 글 잘 쓰고 나발이고 필요 없이, 그냥 참 상냥하고 친절한 사람이었다고 기억해줬으면 좋겠다”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문정화 기자 moonjh@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