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대구지역 통유리 건물 고급스럽지만, 햇빛 공해?

-반사광으로 시력저하 및 어지럼증 유발
-미국 뉴욕시 최근 통유리 고층 건물 금지 규제 도입

29일 오후 1시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 주변을 둘러싼 고층 건물 유리창에서 반사되는 빛으로 인해 눈이 부셨다. 유리에 뒤덮인 건물이 햇볕을 그대로 반사하기 때문이다.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거나 지나는 행인들까지 빛을 피하기 위해 저마다 모자나 선글라스 등을 착용하고 있었다. 부채나 신문지 등을 머리 위에 들어 반사된 빛을 피하는 사람도 눈에 띈다.

직장인 김모(34)씨는 “차와 초고층 건물이 많은 도심은 강해진 햇볕이 건물 유리에 반사돼 더욱 강한 열기가 나오는 것 같다. 눈이 부셔 지나다닐 때마다 인상을 찌푸리게 된다”고 말했다.

이른 더위가 찾아오면서 도심 곳곳에 들어선 통유리 고층 빌딩이 햇볕 반사로 더위와 눈부심을 유발하면서 달갑지 않은 신세가 되고 있다.

건물 외벽 유리에 그대로 반사되는 햇볕은 기온을 높이는 것은 물론 사람들에게 시력저하 및 어지럼증 등도 유발하기 때문이다.

교통이 복잡한 수성구 범어동, 북구 칠성동 등 도심에 지어진 6층 이상의 고층 건물부터 수십 층에 이르는 초고층 건물까지 개인 소유 건물, 주상복합 건물, 지상철 역 등이 그 예다.

통유리 건물은 건축법상 ‘커튼월 공법’을 이용한다. 커튼월 공법은 건물의 하중을 지탱하는 기둥식 구조에서 건물 외벽을 마치 커튼 치듯이 철골 외벽 사이에 유리를 끼워 넣는 식이다.

기존 건물에 쓰이는 콘크리트, 벽돌 등 보다 경제적인 데다 가볍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주로 고층 또는 초고층 건물에 많이 이용된다.

하지만 고층 건물로 이뤄진 유리벽은 빛 반사율이 높아 반사광에 의해 이웃 건물이나 통행인에게 불편을 준다. 시력을 저하시키거나 어지럼증 유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교통이 혼잡한 곳의 경우 반사광이 더욱 심해 햇볕이 내리쬐는 무더위에는 더욱 심한 열기를 느끼게 한다.

하지만 햇볕의 반사광으로 빛 공해를 주는 고층 통유리 건물의 규제 기준은 없고 사람들의 눈을 보호하기 위한 시야 보호 기준도 역시 없다.

2013년 경기 성남시 네이버 본사와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가 고층 건물의 빛 반사 피해로 인한 소송이 있었지만, 빛 반사 피해를 증명할 길이 없어 복잡한 갈등을 빚기도 했다.

반면 미국 뉴욕시는 주민들의 피해와 환경 보호를 위해 기준을 새롭게 도입해 눈길을 끈다.

뉴욕시는 지난 23일 유리 외벽 고층건물 신축을 금지하는 규제방안을 도입, 기존에 만들어진 유리 건물 역시 새로운 규제에 맞게 리모델링 해야 한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전문가들은 유리벽 설치가 많아지는 이유로 지구온난화를 꼽았다.

이대진 영남대 건축학부 교수는 “지구온난화가 심해지면서 내외부 온도 차이로 기존 콘크리트 벽의 단절이 일어나다 보니 단절이 안 되고 온도 조절을 할 수 있는 유리벽 설치가 많아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반사광을 줄이기 위해서는 건물 외벽에다 빛의 양을 조절하기 위한 루버나 버티컬, 외부용 필름 등을 붙이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시민들의 불편을 감소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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