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대구 주택가 합류식 하수도로 ‘악취 고통’

21일 오전 대구 달서구 한 주택가. 맨홀마다 장판이나 자동차 발판 등이 덮여 있었다. 맨홀 구멍으로 올라오는 하수구 악취를 막기 위한 특단의 조치였다.

주부 박효성(33·여·달서구)씨는 “주택 1층에 사는데 창문을 열어 놓지 못할 정도로 악취가 심하게 올라온다”며 “비 오는 날이면 냄새는 더 심해져 맨홀을 덮을 수밖에 없다. 곧 장마철과 함께 더위가 시작될 텐데 냄새 때문에 문도 열어 놓지 못할 것을 생각하니 걱정이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대구지역 주택가를 중심으로 하수도에서 발생하는 악취로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악취를 방지하기 위해 맨홀 뚜껑에 비닐이나 장판, 자동차 발판으로 막아놓는 등 온갖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하지만 맨홀을 막을 경우 장마철 빗물받이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 자칫 침수 위험이 따를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하수도 악취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지역 내 절반 이상 설치돼 있는 합류식 하수도를 꼽았다.

오수(분뇨 및 생활하수가 포함된 오염된 물)와 우수(빗물이나 지하수)의 관로를 각각 설치해 흘려보내는 분류식과 달리 합류식 하수도는 오수와 우수가 하나의 관로를 통해 한꺼번에 배출하기 때문에 악취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것.

21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역 내 하수도의 총 길이는 2017년 기준 6천4㎞다. 이 가운데 합류식이 3천453㎞(57.5%)고 분류식은 2천551㎞(42.5%)로 합류식 하수도가 더 많다.

대구시는 2009년 ‘하수도정비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구조상 하수도 악취를 발생하는 합류식 하수도를 분류식 하수도로 교체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10년간 재개발이 늦어지거나 어려운 지역을 먼저 선정해 2천551㎞의 합류식 하수도를 분류식으로 교체했다”며 “2035년까지 6조 원을 투입해 분류식으로 100% 교체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지역 한 대학 토목학과 교수는 “합류식은 개방돼 있어 악취가 직접 발생하고 비 오는 날에는 우수와 오수가 섞이면서 양이 많아져 냄새가 더욱 심해진다”며 “하수도 정비는 정부와 지자체가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적극적인 개선 의지를 갖고 점차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구 달서구 한 주택가 맨홀 덮개를 비닐로 막아 놨다. 이는 하수구에서 발생하는 악취에 견디지 못한 주민이 설치한 것이다.


김종윤 기자 kj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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