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유일의 여고 자율형사립고(이하 자사고)로 운영된 대구 경일여고가 자사고 지정 철회(본보 4월16일 1면 보도)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10년부터 자사고로 운영되고 있는 경일여고는 20일 오후 학교 강당(우봉아트홀)에서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자사고 철회 설명회를 가졌다.

학교 측은 이날 설명회에서 “자사고 우선선발권 박탈과 학령인구 감소, 교육과정 자율성 감소 등으로 자사고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고 밝히며 일반고 전환에 따른 학부모들의 동의를 구했다.

일반고로 전환되면 기존 재학생들은 졸업까지 자사고 교육과정을 그대로 수행하지만 내년도 신입생부터 일반고 교육과정을 편성하게 된다.

이번 설명회는 자사고 지정 철회를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 중 하나다. 학교 측은 설명회를 마친 만큼 지정 철회 신청에 속도를 내 조만간 학교법인 이사회의 승인을 얻어 대구시교육청에 자사고 지정취소 신청서를 접수할 방침이다.

대구교육청은 지정철회 신청서가 접수되면 곧바로 자율학교 지정위원회를 열어 심의를 진행한 뒤 청문 절차와 교육부 동의까지 관련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늦어도 8월말까지 관련 절차를 모두 마쳐야 일반고 전환에 따른 내년도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다는 게 교육청 설명이다. 일반고 전환 후 학급편성 등 신입생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다.

경일여고는 전국 자사고는 42개 중 서울의 이화여고·세화여고 2곳을 제외한 지방 유일의 여고 자사고로 운영됐다.

하지만 정부의 폐쇄적인 자사고 정책, 대입에서 수능 영향력 감소 등으로 학생 모집에 어려움이 커지면서 대규모 신입생 미달사태를 겪어 결국 자사고 철회를 결정했다.

경일여고가 자사고를 철회하면 대구에서는 경신고에 이어 두 번째며 전국적으로 12번째 자진 반납 학교가 된다.







윤정혜 기자 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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