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사건파일) 대구 경찰, 자국인 상대로 마약 판매한 20대 태국인 검거

-지난해 5월부터 지난달까지 필로폰 292.2㎏, 야바 244정 등 10억 상당의 마약 밀매
-북부서, 지난달 태국인 총책 A(29)씨 검거하는 등

태국에서 3년간 마약 밀매업에 종사했던 A(29)씨에게 한국은 기회의 땅이었다.

고국의 수사망을 피해 관광 비자로 한국에 들어온 그는 곧장 대구 북구의 한 자동차 부품 공장에 취직, 7~8개월 동안 생산직으로 일했다.

하지만 벌이는 생각만큼 넉넉지 않았고 또다시 전공(?)을 살려 한 몫 챙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A씨는 타국에서 만난 태국인들과 고충을 나누며 친분을 쌓았고, 범행을 제안했다.

큰돈을 만질 수 있다는 A씨의 솔깃한 제안에 태국인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A씨를 총책으로 판매책, 밀수책 등 10여 명으로 구성된 마약범죄단이 꾸려졌다.

A씨는 곧장 태국에서 마약 밀매업으로 함께 일했던 지인에게 마약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그의 계획은 치밀했다. 마약은 철저히 국제 택배 운송을 통해서만 받았다. 커피 가루가 든 진공 포장지에 섞어 넣어 냄새를 숨겨 의심의 눈초리를 피했다.

마약을 손에 쥔 이들의 움직임은 은밀했다.

철저히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마약을 원하는 태국인과 접촉했고 일명 ‘던지기’수법을 사용했다. 특정 건물 옆 나무 밑에 마약 투약자가 돈을 묻어두면 판매책이 마약을 넣어뒀다.

이후 신뢰가 쌓이면 직접 만나 마약과 현금을 서로 교환하는 식이었다.

지난해 5월 북구 3공단에서 첫 범행으로 이들이 판매한 필로폰은 30여g으로 수천만 원을 거머쥐었다.

이들은 한 달 꼬박 일해 벌었던 150여만 원의 수십 배에 달하는 돈이 들어오자 대포차를 구입해 유흥생활을 즐기는 등 생활비 명목으로 현금을 탕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경찰 정보원으로 일하는 한 태국인이 우연히 지인 페이스북에서 태국인 몇 명이 마약을 투여하는 사진을 보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이 정보원은 북부경찰서 한 형사가 대구국제범죄수사대에 근무할 당시 친분을 쌓았다.

경찰은 2개월여간의 수사 끝에 지난달 달서구 이곡동에 거주하던 총책 A씨를 검거했다.

북부경찰서는 대구지역 공단 등에서 자국인을 상대로 마약을 판매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총책 A씨 등 마약 판매조직 11명과 마약 투약자 13명 등 모두 24명의 태국인을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 11명은 지난해 5월부터 지난달까지 대구 성서공단·현풍공단·3공단, 고령공단에서 일하는 태국인에게 모두 8차례에 걸쳐 필로폰 292.2㎏, 야바 244정 등 10억 원 상당의 마약을 태국에서 밀수입한 뒤 판매한 혐의다.

이동현 기자 leed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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