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보도따라 북구청 ‘수질’ 점검나서… LH 지난주 수질검사 의뢰결과 주목

대구 북구 도남 공공주택지구(이하 도남지구) 조성 공사장에서 발견된 폐기물(5월3일, 8일 1면)과 관련,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이상없다’는 검사 결과에도 ‘토양’ 오염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으면서 주민과 환경단체 등이 제3의 검사기관을 통한 재검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와는 별도로 북구청은 토양 뿐 아니라 ‘수질’ 도 오염 가능성이 크다는 본보 보도에 따라 지난 9일 현장을 방문, 수질 점검에 들어갔다. 이보다 앞서 지난주 LH가 검사 의뢰한 ‘수질’ 오염 결과가 22일 나오는대로 앞으로 논란 확산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12일 LH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현장에서 4천500t가량의 폐기물 발견된 이후 그해 12월 관련 검사기관에 토양 오염에 대한 분석 의뢰를 했다. 결과는 정상이었다.

하지만 마을 주민들은 폐기물에 묻어있는 기름 성분과 악취 등을 언급하며 토양이 오염됐다고 주장했다.

마을의 한 주민은 “폐기물 발견 당시 흙의 색은 검게 변해있었고 기름 냄새가 심하게 났다”며 “침출수에도 기름이 떠 있었는데 20여 년이 된 폐기물이 오염되지 않았다는 게 납득이 되질 않는다”고 강조했다.

LH 분석 결과 도남지구의 토양은 오염 물질 항목 14가지 중 11가지가 불검출, 3가지는 기준치 미달로 나타났다.

검사 항목 중 기름 성분은 0.0%로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구리(Cu), 비소(As), 수은(Hg) 등 세 가지 항목은 검출은 됐지만 기준치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양 분석 검사기관에서는 △검게 변한 토양 △심한 악취 △폐기물이나 침출수에 포함된 기름 성분 등 요소들이 토양 오염의 주요 현상임을 설명했다.

현재 주민 주장대로라면 도남지구 내 폐기물은 세 가지 요소에 모두 해당된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검사기관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토양의 오염 정도를 확인할 때 세 가지 요소가 모두 해당되면 십중팔구는 오염됐다고 볼 수 있다”며 “토양이 오염되면 폐기물뿐만 아니라 주변 토양까지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의뢰자가 비용적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폐기물관리법을 살펴보면 토양 오염 정도에 따라 일반폐기물과 지정폐기물로 구분된다. 일반폐기물의 경우 해당 부지에 묻힌 폐기물만 처리하면 된다.

반면 검사 목록의 물질 중 하나라도 기준치를 넘으면 오염 정도가 심한 것으로 판단해 지정폐기물로 지정된다. 이 경우에는 주변 토양까지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폐기물과 비교해 비용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시민단체는 주민과 LH가 논의하고 제3의 검사기관을 통해 오염도를 재측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광현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주민들과 LH 간 협의를 통해 제3의 검사기관에 의뢰를 맡겨 모두가 납득할 수 있도록 절차를 진행해야만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며 “대구시에서도 보건환경연구원 등을 통해 지자체 차원에서 조사해볼 필요성이 있다”고 전했다.

LH 관계자는 “폐기물이 발견된 후 바로 토양 검사를 진행했고 오염되지 않았다는 결과를 받아 환경오염과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현재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폐기물 처리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김종윤 기자 kj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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