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 도남공공주택지구(이하 도남지구) 한 공사 현장에서 수 천t의 폐기물이 발견(5월 3일 자 1면)된 데 이어 이곳에서 발생한 폐수를 시공사가 무단 방출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도남지구 인근 주민들은 시공사 측이 공사장 내 폐수를 수질검사도 거치지 않은 채 흘려보내 지하수를 더 이상 식수로 사용할 수 없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7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약 4천500t의 폐기물 발견 당시 현장에서 폐수도 다량으로 나왔다. 폐기물과 함께 발견된 폐수의 양은 2천t 이상으로 추정된다. 폐기물이 부식되면서 생긴 폐수와 인근 지하수가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공사장에서 발생한 모든 폐수는 침사지로 모아 수질검사를 통해 오염 정도를 확인한 후 외부로 방출해야 한다. 검사 결과 기준치 이상으로 오염됐다면 정화시설을 통해 거른 후 배출해야 한다.

하지만 폐수는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고 지난달 중순께부터 ‘사라지기’ 시작했다. 원 폐수는 물론 물을 가둬 놓고 모래나 흙 따위를 가라앉히기 위해 만든 못으로 공사장 의무시설인 침사지의 폐수도 사라졌다.

수질검사도 하지 않은 채 오염 정도가 전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폐수가 방출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마을의 한 주민은 “폐수가 웅덩이처럼 고였고 폐기물이 폐수에 잠겨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양이 있었다”며 “하지만 지난달 공사장 현장에서는 양수기를 쉼 없이 돌리는 등 구덩이에 있던 폐수를 지상으로 뿌리는 듯한 작업을 하는 것을 목격했다”면서 무단 방출을 주장했다.

인근 마을 주민들은 상수도는 물론 지하수도 함께 사용해 왔다. 그런데 공사 현장 폐수가 없어진 뒤 지하수가 뿌옇게 변해 사용하지 못하게 되자 지난해 관련 기관에 수질검사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이렇다 할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주민은 “지하수를 사용하지 못하게 된 원인으로 폐기물과 폐수 때문으로 추측하고 있으나 LH는 이에 대해 답을 해주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시공사는 모르쇠로 일관하는가 하면 LH는 침사지가 비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등 상황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시공사 소장은 “무단으로 방출한 적이 없다. 모든 사업 진행은 LH의 지침대로 하고 있다”고만 반복할 뿐 없어진 폐수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LH 관계자는 “침사지가 비어 있다는 사실을 몰랐고 사실 확인을 하겠다”며 “수질검사도 시일이 늦어졌을 뿐 이번 주 안으로 의뢰를 맡길 예정”이라고 답했다.



김종윤 기자 kj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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