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쓰레기, 일반 재활용품 뒤죽박죽 ||무단투기, 관리부실로 제역할 못해

23일 오전 9시 대구 남구 봉덕동 클린하우스 분리수거함 앞.

클린하우스 주변은 재활용품, 음식물 쓰레기 등 마구잡이로 버려진 쓰레기로 썩은 냄새가 진동했다.

플라스틱류 함에는 종이와 나무젓가락, 비닐 등이 분리배출 없이 일반 쓰레기와 뒤섞여 버려져 있었다. 바닥에는 먹다 남은 배달음식 쓰레기가 나뒹굴었다.

인근 주민 배정호(85)씨는 “클린하우스가 들어서면 쾌적한 환경이 조성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무단투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있으나 마나 한 시설이 됐다”고 말했다.

주거밀집지역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설치된 클린하우스가 무단투기와 관리 부실 등으로 기피시설로 전락하고 있다.

클린하우스가 설치된 인근 주민들은 악취와 함께 미관이 저해되자 클린하우스 운영을 반대하고 있다.

클린하우스는 단독주택이나 빌라 등 주거밀집지역의 편리한 생활폐기물 수거를 위해 2017년 8월 남구에서 가장 먼저 설치됐다.

남구청은 시범 운영을 거쳐 매년 추가 설치해 현재 14개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북구청은 지난해 2개소를 설치해 시범 운영 중이다.

주로 공원이나 행정복지센터 앞에 설치돼 있으며 요일제나 정해진 시간 없이 편한 시간에 분리배출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마을 주민 다수에게 동의를 구하지 않은 채 클린하우스가 설치되면서 주민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남구의 경우 클린하우스 설치에 앞서 동의서, 사전 설명 없이 설치되는 곳 인근 주민들만 한정해 동의를 받는가 하면 북구는 아예 주민들의 사전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

클린하우스 인근 주민들은 “주민들의 동의도 구하지 않은 채 클린하우스를 설치해 놓는 경우가 어디있느냐”, “쓰레기 냄새 나서 문도 못열겠다”, “불편하니 없애달라” 등의 민원을 제기했다.

상황이 이렇자 북구청에서는 클린하우스 관리 인원을 충원하고 추가 설치 계획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북구청 관계자는 “무단투기로 클린하우스 주변 환경이 더욱 지저분해지는 점 등 주민들의 의견을 고려해 앞으로 추가 설치 계획은 없다. 또 운영 중인 2곳은 오는 8월 철회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 23일 오전 9시께 찾은 대구 남구 봉덕2동행정복지센터 옆 클린하우스에서 쓰레기와 재활용품이 나뒹굴고 있다.
▲ 23일 오전 9시께 찾은 대구 남구 봉덕2동행정복지센터 옆 클린하우스에서 쓰레기와 재활용품이 나뒹굴고 있다.


구아영 수습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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