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15 총선을 앞두고 여야 지도부가 대구·경북(TK)을 잇따라 방문하고 있지만 지역 현안에 대한 정책적 대안 대신 성토에만 열을 올리고 있어 지역민들의 정치에 대한 피로감만 높인다는 지적이다.

TK를 향한 여야 지도부의 구애는 이달 초부터 계속됐다. 자유한국당은 집토끼 수성을 위해, 더불어민주당은 취약지역인 만큼 민심을 다독이기 위함이다.

스타트는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끊었다. 지난 9일 황 대표는 민생대장정의 일환으로 포항 지진 현장을 찾았다.

하루 뒤인 10일에는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가 최고위원회의 및 예산정책간담회를 위해 대구와 포항을 방문했다.

이날에는 박광온·김해영·남인순·이수진·이형석 최고위원, 김두관 참좋은지방정부위원회 상임위원장, 윤호중 사무총장 등 민주당 중앙당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11일에는 추미애 전 대표가 혁신성장추진위원장으로 구미산업단지를 찾았으며, 다음날인 12일에는 박광온 최고의원이 구미파크호텔에서 초청강연회를 가졌다.

하지만 이들은 정책적인 대안을 제시하기보단 한국당은 현 정부를, 민주당은 한국당을 성토하는 데만 열을 올렸다.

서로에 대한 비난만 난무하다 보니 행사마다 본말이 전도된 인상을 지울 수 없을 정도였다.

TK의 최대 숙원사업인 대구공항통합 이전 문제에 대해선 여야 모두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조만간 황 대표가 대구를 찾는다.

이날 황 대표는 ‘문재인 정권 경제실정백서특별위원회 현장회의’를 열 것으로 예고하고 있는만큼 또 한 번 현 문 정부 경제정책을 강력하게 성토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를 지켜보는 지역민들의 피로감도 상당하다.

대구 수성구에 사는 김재원(45)씨는 “여야 모두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와중에 굳이 지역까지 방문해 성토장을 만들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며 “서로 싸우는 꼴을 그만 보고 싶다”고 말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앞다퉈 민심을 위해 TK를 찾고 있지만 볼썽사나운 정치 공방만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지역민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피부로 느낄만한 지역 현안을 위한 대안이다. 총선이 1년도 남지 않는 상황에서 여야 정치권은 먼저 이를 위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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