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일이면 대구신암선열공원(동구 동북로 71길 33)이 국립묘지로 승격된 지 만 1년이 된다. 지역민의 숙원이 이뤄진 지 1년이다.

신암선열공원은 국내 최대 독립유공자 전용 국립묘지다. 조국의 독립과 국권회복을 위해 신명을 바친 52분의 애국선열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국내 일곱 번째 국립묘지인 신암선열공원은 나라사랑 정신을 체험할 수 있는 산 교육장이다. 여러 블로그에 대구의 가볼 만한 역사명소로 소개되고 있다. 열린 추모공간으로 우리가 지키고 가꿔 나가야 할 곳이다.

공원 내 5개 묘역 총 1만여㎡ 부지에 52위의 독립유공자(건국훈장 독립장 1위, 애국장 11위, 애족장 32위, 대통령 표창 4위, 미서훈 4위)가 안장돼 있다.

---국립묘지 승격 후 참배객 크게 늘어

최근 선열공원을 찾았다. 국립묘지 승격 전인 몇년 전에 비해 조경은 잘 돼 있었다. 묘비에는 선열들의 광복군 활동, 임정 요인 경호, 임정 군자금 모집, 항일 결사체 참여, 대구지역 경찰서·우편국·법원 파괴 계획 수립, 만세운동 참여 등 다양한 공적과 이력도 잘 소개돼 있었다.

국립묘지 승격 후 참배객이 크게 늘어났다는 사실은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이다. 승격 전 2017년에는 연간 참배객이 2만9천여 명이었으나 지난해(5월1일 승격~연말)는 8개월간 참배객이 3만 명을 넘어섰다. 올 들어서도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다.

단체 참배가 늘어난 것도 매우 고무적이다. 종전까지는 연간 단체 참배가 7~8회에 그쳤으나 지금은 100회를 넘어섰다고 한다.

3·1절, 현충일, 광복절 등 국가기념일은 말할 것도 없고 평소에도 지역의 각급 학교나 기업, 기관, 단체 등에서 정신교육의 장으로 많이 활용하고 있다.

관리 인력과 예산도 크게 늘어났다. 대구시가 관리하던 종전에는 무기계약직 3명 만이 근무했으나 지금은 행정직 3명과 경비, 시설, 조경직 등 10명이 근무하고 있다. 또 예산도 종전에는 연간 1억5천여만 원에 그쳤으나 지금은 6억 원이 넘는다.

전국 국립묘지 중 가장 긴 시간(오전 7시~오후 9시) 동안 개방해 인근 주민들의 산책공원 기능을 겸하게 한 것도 바람직한 관리로 평가된다.

그러나 아직 보완해야 할 점도 적지 않다. 가장 아쉬운 점은 주차장이 없다는 점이다. 국립묘지에 주차장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겨우 7대 가량을 주차할 수 있는 직원용 주차장이 관리사무소 앞에 있을 뿐이다.

---참배객 주차장 없어 안타까워

관리사무소 측은 “국가기념일 등 공식 행사가 있으면 애국지사들의 위패와 지역 독립운동 관련 기록 등을 보관한 단충사(丹忠祠) 앞 경내까지 차량을 들여보내 주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유휴 부지를 매입해 관리사무소를 이전하고 국립묘지의 격에 맞게 일정 수준의 주차장 부지를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다.

또 묘역은 간선도로에서 250m나 소방도로를 통해 길게 들어가야 해 접근성이 좋지 않다.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가보훈처와 대구시가 진입로 확장 등도 검토해야 한다.

묘역 관리 측면에서도 좀더 세심한 관심이 요구된다. 몇몇 봉분은 바깥쪽으로 넘어지는 호석을 보호하기 위해 국립묘지 답지 않게 녹슨 철사줄로 감아놓아 민망하기도 하고 선열들에게 부끄럽기도 했다.

또 북쪽 담장 뒤 공지에는 밭을 경작하는 사람들이 폐목재 부스러기 등으로 울타리를 쳐놓아 마치 난민촌 같은 모습으로 경관을 해치고 있었다. 그 옆 또 다른 공지에는 폐플라스틱, 물통들이 널브러져 있어 경건한 분위기를 해쳤다. 보훈처와 인근 구청 등이 시급히 주변 환경정비 작업에 나서야 한다.

신암선열공원은 대구 남구 대명동 일대에 흩어져 있던 독립유공자들의 묘소를 지난 1955년 현 위치로 이장하면서 조성되기 시작했다. 그후 1987년 대구시가 성역화 사업을 추진하면서 선열공원으로 가꾸었다. 대구시는 안장 대상자를 독립유공자로 한정해 국내 유일의 독립유공자 집단묘역으로 특화시켰다.

신암선열공원은 국립묘지 승격 1주년을 맞았지만 아직 많은 과제들이 남아있다. 지역민들의 의견을 모아 종합발전계획에 담아야 한다.

지국현 논설실장



지국현 기자 jkh876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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