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의료지구 내 롯데쇼핑타운(이하 롯데쇼핑몰) 건립 난항(본보 4월12일 1면, 4월15일 1면)과 함께 관련 기업 유치 실패가 이어지자 수성의료지구 전체가 침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수성의료지구의 중심에 있는 의료용지와 유통상업용지에 대한 기업 유치가 몇 년째 제자리걸음인 데다 롯데쇼핑몰 조성 사업마저 불투명해지자 전문가들 사이에서 수성의료지구 활성화에 대한 회의적인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수성의료지구의 앵커시설(거점시설)로 통하는 의료 및 유통상업 용지에 대한 기업 유치의 돌파구를 찾지 못한다면 인구 유입 급감으로 인한 의료지구 전체 조성도 늦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경구 대구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는 “인구가 얼마나 유입되고 활동하느냐에 따라 도시 활성화의 기준을 정할 수 있다. 수성의료지구의 경우 기업 유치 실패가 장기화되면 점차 침체되고 원래 계획이었던 분야별 연계와 시너지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사업 주체 기관들이 상업 기능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다. 상업 기능이 먼저 마련되지 않으면 거주하는 인구가 유입되지 않고 주거 그룹이 형성되기 어려워져 전반적인 도시 활성화가 떨어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이하 대경경자청)에 따르면 수성의료지구의 조성이 완료되면 하루에 11만6천539명의 인원이 이용한다. 상주 인원이 5천981명, 상근 인원은 2만476명 등으로 예상된다.

수성의료지구의 총면적 97만6천693㎡ 중 의료용지(8만2천808㎡, 8.5%)와 유통상업용지(7만7천49㎡, 7.8%)의 비중은 16.3%를 차지한다. 여기에다 롯데쇼핑몰 조성과 밀접한 상업용지(3만3천927㎡, 3.5%)까지 늘어난다. 기업 유치와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수성의료지구의 면적 비중이 20%에 달한다는 얘기다.

더 큰 문제는 기업 유치에 실패하면 현재 진행 중인 타 용지의 개발도 타격을 받는다는 점이다.

윤대식 영남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롯데쇼핑몰 조성 계획이 지연되고 의료 기업을 유치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질수록 지구 활성화에 대한 정체 현상은 지속할 것”이라며 “도시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함께 발전할 때 성장하고 활성화하는 데 여기서 핵심인 부지 활용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지구 전반적인 개발이 늦어지는 것은 물론 주변 지역과 연호지구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경경자청은 기업 유치 활성화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경경자청 관계자는 “의료용지는 최소 5천 평 이상 분할해 기업을 유치하고 체류형 의료관광 콘셉트는 유지하되 분야를 확대해 진입 문턱을 낮추는 방향으로 계획을 수정 중”이라며 “유통상업용지도 용도 변경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으로 롯데에 사업 이행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종윤 기자 kj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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