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공항이 포화상태다. 올해 1분기 대구공항 이용객이 124만 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7% 늘었다. 국제선 이용객이 49.3% 늘어난 것이 결정적이다. 이런 추세라면 올 연말까지 이용객 500만 명을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공항은 지난해 이용객이 406만2천833명으로 사상 처음으로 400만 명을 넘어섰다. 전년(356만124명) 대비 14.1% 증가한 수치다. 2014년 153만7천328명, 2015년 202만7천626명, 2016년 253만3천132명이다. 지난해 이용객 중 국제선 이용객은 204만8천625명으로 국내선 이용객을 처음으로 추월했다.

이는 국내 LCC(저비용항공사)의 국제노선 신규취항이 계속 늘고 있는 데다 증편에 따른 항공수요 증대 등 선순환 효과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구공항의 국제선은 지난달 티웨이 항공의 일본 삿포로와 사가 노선 신규 취항에 이어 5월 중 베트남 나트랑 노선, 에어부산의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노선 신규 취항 등 신규취항이 잇따르고 있어 국제선 여객의 증가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대구공항 이용객 증가를 마냥 반길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대구공항의 수용 능력은 연간 375만 명밖에 되지 않는다. 대구공항 대합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이용객들로 북적댄다. 항공기가 뜰 수 없는 커퓨 시간대를 제외하고는 항상 북새통이다. 항공편이 몰리는 피크시간대에는 발 디딜 틈이 없다. 지연 출발과 도착도 일상이 됐다. 거의 시장판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이용객 급증에도 불구하고 대합실 등 편의시설은 2001년 준공 당시 상태 그대로다. 비좁고 불편한 터미널 시설 개선과 민항기용 활주로 용량을 늘리는 것이 급선무다.

대구시와 공항공사는 현재 3개인 탑승교를 4개로 늘리고 계류장 동시 주기 능력도 현재 9대에서 11대로 증설키로 했다. 현재 대기석도 192석에서 100석을 더 늘릴 예정이다. 이것만으로는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통합 신공항 이전 문제와 맞물려 시설 개선 및 확충은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 대구시는 통합신공항 이전은 반대여론이 만만찮아 계획대로 될지도 의문인 데다 이전한다고 하더라도 완전 이전까지는 10년 이상 걸린다. 이 기간 동안 군말 없이 불편을 감수하라는 이야기는 곤란하다.

대구시는 통합신공항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공항시설을 대폭 확충해 이용객 500만 명 시대에 맞는 공항으로 만들기 바란다. 그리고 부족한 주차시설로 인해 대구공항 인근 도로변에 불법 주정차를 해야 하는 이용객들의 편의 개선과 셔틀버스 및 노선버스 확충도 서둘러야 한다.



홍석봉 기자 dgh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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