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전복기 사운드디자이너

▲ 전복기 사운드디자이너는 다양하고 새로운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전복기 사운드디자이너는 다양하고 새로운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대구 시민들에게 다양하고 새로운 음악을 들려주고 싶어요.”

전복기(28) 사운드디자이너의 목표다. 사운드디자이너는 눈에 보지 않는 소리를 디자인하는 직업이다. 그는 클래식을 기반으로 전자음악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전씨는 영남대학교 음악대학교 작곡과에서 클래식과 세부적으로 미디어음악을 전공했다.

그가 미디어음악을 전공하게 된 건 군대시절의 선임 때문이었다. 그는 “군대에서 음향 장비를 관리하는 일을 했다. 선임은 전자음악 전공자였다.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컴퓨터로 음악을 만드는 일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게 미디어음악으로 전공을 바꾼 결정적인 계기였다.

그는 “음악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기술음악이 꼭 컴퓨터로 이뤄져야 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전자음악에 클래식과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더하는 작업을 진행했다”고 했다.

대학교 재학 당시 그는 다양한 시도를 하는 학생이었다. 일렉기타와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섞는 작업을 했고, 국악과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섞기도 했다.

그는 새롭게 도전하는 것 자체가 즐거웠다고. 그는 “현대음악은 일반 대중들이 느끼기에 어려움이 많다. 대중이 내 음악을 인상깊게 생각했으면 좋겠고, 먼가 임팩트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그래서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다”고 전했다.

그가 음악을 시작한 건 고등학교 2학년이었다. 멀고 어렵게 느껴졌던 음악이 한순간의 계기로 가까워지면서 크게 흥미를 느꼈다고.

전씨는 “고등학교 시절 친구가 자기가 만든 벨소리와 컬러링을 자랑했다. 그때 아 나도 음악을 할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너무 별게 아니라서 조금 쑥스럽다며 웃어 보였다.

음악을 하고 싶다고 부모님에게 이야기했을 때 부모님은 크게 반대를 했다. 공부를 하던 아들이 갑자기 음악을 하겠다고 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설득했다. 거실에 놓여 있던 피아노 앞에 앉아 색바랜 피아노 책을 꺼내 꾸준히 연습도 했다. 아들의 노력에 부모님은 결국 허락을 했다.

▲ 지난해 수창청춘맨숀에서 열린 청춘 극장에서 일렉트로닉 공연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 지난해 수창청춘맨숀에서 열린 청춘 극장에서 일렉트로닉 공연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그렇게 본격 작곡과 진학을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그는 “스스로 음악적 재능이 있다고 생각했다. 또 음악을 하겠다고 말을 뱉었기 때문에 책임을 지고 싶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온 것 같다”고 했다.

어렵게 시작한 음악은 그에게 ‘즐거움’이었다. 음악적 이론, 화성, 작곡 기법 등 알면 알수록 더욱 재미가 있었다고.

그에게 사운드디자이너의 매력이 뭐냐고 물어보자 ‘남들이 낼 수 없는 소리를 낼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수많은 경우의 수를 가지고 음악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게 저만의 매력과 특색이 생기니깐 나를 더 잘 표현할 수 있다”고 했다.

사운드디자이너는 서울, 경기도 등 수도권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에게 서울이 아닌 왜 대구에서 활동하느냐고 물어보자 “이제는 유튜브 등 다양한 채널이 생겨서 대구에서도 충분히 음악활동을 할 수 있다”며 “대구에서도 내가 배울 수 있는 점들이 많다. 서울에서 나를 찾을 때 그때 가고싶다”고 했다.

▲ 지난해 어울아트센터에서 영상에 일렉트로닉 음악을 더한 공연을 진행한 모습.
▲ 지난해 어울아트센터에서 영상에 일렉트로닉 음악을 더한 공연을 진행한 모습.
그는 지난해 대학 졸업 후 어울아트센터, 수창청츈맨션, 대구콘서트하우스 등에서 일렉트로닉과 영상, 클래식 등 다양한 협연을 진행했다. 올해는 댄스 뮤직 IDM( 인텔리전트 댄스 뮤직) 디지털 싱글 앨범 발매도 계획하고 있다고.

그는 앞으로도 다양한 시도를 하는 음악가가 되고 싶다고 했다.

전씨는 “현재 45records 소속 아티스트다. 대학교 선배와 2인조 일렉트로닉 듀오(FFRD) 팀을 결성해 활동도 하고 있다”며 “새로운 장르에도 도전하고 싶다. 클래식 틀 안에서 노는 것보다 다양하게 폭넓게 활동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대구에서 청년으로서 음악활동을 이어가기가 어렵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며 “대구는 서울과 비교해 너무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늘 새로운 시도로 새로운 음악을 들려주고 싶은데 무대에 서는 것조차 어려울 때가 있다. 다양하고 새로운 음악을 하는 청년들에게도 대구 시민들에게 보여줄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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