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임 감사 일색, 월 150만원 고작, 상당수 무급감사||기관장 전횡 막는 견제기능 제대

대구시 산하 16개 공사·공단, 출자·출연기관들의 감사가 비상임인 데다 저임금·무급 감사 일색이다.

해당 기관장을 견제해야 하는 감사의 역할이 제대로 될 리 만무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7일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도시철도공사, 대구도시공사, 대구시설공단, 대구환경공단 등 4개 공사·공단의 감사는 모두 비상임이다. 활동비는 월 150만 원이다.

비상임감사는 1주일에 한번 정도 출근한다. 비상임감사의 경우 변호사, 회계사 등 상당수가 겸직하고 있어 바쁜 시기에는 한 달에 한번 출근도 못 하는 경우가 많다.

급여가 월 150만 원 정도이니 해당 기관에 대한 관심도도 떨어진다.

한 비상임감사는 “1주일에 한번 정도 출근해서 업무보고를 받고 징계절차가 있으면 논의한다”며 “그러나 기획 감사 등 제대로 된 감사는 기관장과의 마찰을 우려해 엄두조차 못 낸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비상임감사는 “주요 정부기관 상임감사의 경우 기관장 못지않은 급여와 권한을 부여해 기관장을 견제 힘이 막강하다”며 “지방 공기업의 경우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상임감사를 두지 않는 것으로 안다. 제대로 된 감사역할을 하려면 상임감사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엑스코, 대구의료원, 대구경북연구원, 테크노파크 등 12개 출자·출연기관의 감사 또한 모두 비상임이다.

이중 대구의료원과 테크노파크, 디지털산업진흥원 등 3곳만 150만 원의 월급이 나간다. 대구신용보증재단, 대구문화재단 등 9곳은 모두 무급이다.

이번에 출범한 대구사회서비스원도 2명의 비상임 감사를 두고 있지만 모두 무급이다.

무급 감사의 경우 회의수당만 지급받는다. 이 때문에 해당 기관에 정기적인 출근을 하지 않는다.

특히 비상임에다 무급 감사의 경우 사실상 거수기 역할만 한다는 것이 일선 기관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상황이 이렇자 일부 공단, 출연기관의 수장들은 대구시의 눈치만 볼 뿐 해당기관 내에서는 전횡을 견제할 사람이 없다.

엑스코 노조 관계자는 “사장의 전횡을 감시하고 견제해야 하는 직책이 감사다. 그런데 비상임감사는 사실상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 때문에 직원들도 부당한 일을 당했더라도 감사를 찾지 않는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출연기관 한 비상임감사는 “무급 감사의 경우 연락이 오면 한 번씩 사무실로 가서 도장을 찍든가 회의에 참석하는 것이 전부”라며 “변호사, 회계사 등의 직종이 공공기관 감사에 응모하는 것은 스펙을 쌓으려는 의도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대구시 측은 “공사·공단, 출자·출연기관이 비상임감사만을 두는지 원인 등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주형 기자 leej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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