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산불이 발생한 강원지역에 국가재난사태가 선포됐다. 정부의 지원 대책과 민간 차원의 구호 손길도 분주해졌다. 이런 가운데 6, 7일 대구·경북에서 크고 작은 화재가 잇따라 발생해 소방과 산림 당국이 경계의 눈초리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번 강원 지역 산불도 피해가 컸지만 역대 최악의 산불은 지난 2000년 4월7일부터 15일까지 강원 삼척 등 5개 지역에서 발생한 동해안 산불이다. 당시 이 불은 강릉과 삼척, 경북 울진까지 번져 산림 2만3천여ha를 태웠다. 사상자 17명과 이재민 850여 명이 발생했고 피해액은 360억 원에 달했다.

2009년 4월6~7일 경북 칠곡에서 발생한 산불로 407㏊의 산림과 13억 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2013년 3월9~10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산불은 피해면적 79ha에 116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같이 경북지역도 잊을만하면 대형 산불이 발생하곤 한다. 특히 경북은 산지가 많아 강원도 못지않게 대형 산불에 취약하다.

대형 산불은 직접 피해 이외에도 농업 및 관광 등 간접적인 피해가 엄청나다. 산림복구에만 수십 년이 걸리고 토양이 황폐해져 장마철 산사태 등 또 다른 피해를 초래한다.

강원지역 산불이 완전히 진화되지 않은 6일 지역에서도 산불이 잇따랐다. 경북 영천에서 3건의 산불 3건이 연달아 발생했다. 또 6일 오후 대구 달성군 가창면 상원리에서 발생한 산불은 7일 오전 2시께 진화됐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10시께 대구 수성구 야산에서도 산불이 발생했으며 지난 5일에는 포항에서 2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경북도는 지난 5일부터 7일까지를 ‘청명·한식 산불방지 특별대책기간’으로 정하고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올해 들어 지난 3일까지 경북에서만 64건의 산불이 발생, 산림 37ha가 탔다.

지난달 31일부터 대구와 경북도 전역에 건조주의보가 발령 중이다. 지난 4일에는 건조경보로 격상된 상태다.

통상 청명·한식과 시기가 겹치는 식목일에 성묘객이나 등산객이 증가해 담배꽁초 등으로 인한 산불이 많이 발생한다. 특히 이 무렵 농사 준비를 위해 쓰레기를 태우다 발생하는 산불도 적지 않다. 상식적인 일이지만 담배꽁초와 야외 취사를 금하고 농민들의 논·밭두렁 태우기도 철저하게 단속해야 한다. 무속인의 기도처 촛불도 경계해야 한다.

소방과 산림 당국도 산불 발생 예방 활동을 강화하고 산불 발생시 기민한 대처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특히 취약한 야간 산불 발생 시 효과적인 진압을 위한 장비 확보와 진화 시스템 구축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홍석봉 기자 dgh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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