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85년까지 이상희 전 대구시장, 지난해 6월 7만2천200권 기증||-흔히 볼 수

지난 6일 대구 달서구 두류도서관 1층 ‘범사 이상희 문고’ . 2m가 넘는 대형 벽면 책장에는 1910년대 초반 신식 활판 인쇄기로 찍어 발행한 국문소설 등 다양한 서적들이 즐비했다.

책장 곳곳에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은 고서들로 장엄한 기운이 느껴졌다. 우리나라에는 3세트 밖에 없다는 루브르박물관일서가 눈길을 사로잡기도 했다.

두류도서관 1층 자료실 내 지난달 13일 문을 연 ‘범사 이상희 문고’는 이상희(87) 전 대구시장(1982~1985년)이 기증한 책을 중심으로 조성됐다.

496㎡(150평)의 공간에는 모두 7만2천200권의 책이 서양서, 일서, 유럽서, 중국서, 국내서 등으로 나뉘어 비치돼 있었다. 도서는 행정학, 지방 재정, 산림, 도시학 등에 대한 학문 서적과 여행, 미술, 역사 등으로 다양했다. 귀중서 등 일부 고서를 제외하고 누구나 볼 수 있다.

성주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책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는 그가 평생 모은 책들이다.

이상희 전 시장이 가장 아낀다는 각종 희귀본과 귀중본도 있었다.

한국에서는 단 3세트 밖에 없는 ‘루브르박물관 일서 시리즈’, ‘신도시 개발사 시리즈’, ‘한국민속문화 대백과사전 시리즈’ 등이다. 한권으로 된 전 세계의 유명공원 사진집이 유독 인기가 높았다.

지나온 시간을 느낄 수 있는 한국전쟁 관련 도서, 문학 잡지 창간호 등도 전시됐다. 6·25 실증자료, 조선 전쟁, 한국동란과 맥아더 원수 등으로 귀중히 보관돼 있었다.

도서관을 찾은 최수인(55·여)씨는 “경제 서적을 찾기 위해 방문했다가 많은 양의 손때 묻은 고서에 깜짝 놀랐다”며 “학문 관련 서적이 많아 학생들을 비롯해 많은 시민에게 유익한 공간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자료실 한쪽에는 이 전 시장의 개인 물품 등이 전시된 공간도 마련됐다. 친필로 쓴 일기, 명패, 젊은 시절 사진, 직접 집필한 서적, 대구시장 재임 당시 명함 등 그의 일생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했다.

이 전 시장은 “196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책을 모아 온 시간이 벌써 50년이 됐다”며 “나와 같이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자 기부하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애지중지하며 수집한 책을 기증한 만큼 무엇보다 필요한 사람에게 유용하게 쓰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대구 달서구 두류도서관 1층에 ‘범사 이상희 문고’ 특별 자료실이 마련됐다. 자료실에는 이상희 전 대구시장이 기증한 고서 등 7만2천200권이 비치돼 있다.
▲ 대구 달서구 두류도서관 1층에 ‘범사 이상희 문고’ 특별 자료실이 마련됐다. 자료실에는 이상희 전 대구시장이 기증한 고서 등 7만2천200권이 비치돼 있다.
▲ 대구 달서구 두류도서관 1층에 ‘범사 이상희 문고’ 특별 자료실이 마련됐다. 사진은 '범사 이상희 문고' 자료실 모습.
▲ 대구 달서구 두류도서관 1층에 ‘범사 이상희 문고’ 특별 자료실이 마련됐다. 사진은 '범사 이상희 문고' 자료실 모습.
▲ 대구 달서구 두류도서관 1층에 ‘범사 이상희 문고’ 특별 자료실이 마련됐다. 이상희 전 대구시장이 기증한 한국전쟁과 관련한 도서 전시 모습.
▲ 대구 달서구 두류도서관 1층에 ‘범사 이상희 문고’ 특별 자료실이 마련됐다. 이상희 전 대구시장이 기증한 한국전쟁과 관련한 도서 전시 모습.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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