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창신·숭인 일대는 동대문을 기점으로 한때 도심 중심가로 불리며 유동 인구가 밀집했다. 하지만 2000년 들어 골목 내 건물 80% 이상이 20년 이상되면서 슬럼화가 진행됐다. 서울시는 2014년 200억 원 이상의 재정을 투입, 동대문 및 서울 성곽길 등과 연계한 골목길 탐방 코스와 일제강점기 채석장이었던 ‘창신동 절개지’, 전국 최초 봉제 역사관 ‘이음피움 봉제 역사관’ 등을 활용한 도심 속 역사문화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대구 중구 동성로 1가의 슬럼화 현상에 전문가들은 거점을 중심으로 한 역사·문화 콘텐츠 개발 등을 지역 경기 활성화의 모티브로 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동성로 1가의 도시환경을 정비하기 위해서는 젊은 층과 노인층을 동시에 유입할 만한 공간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950~1960년 피난민들의 생계 터전이었던 동성로 1가는 1970년 들어 도심 중심가로 불릴 만큼 도시환경이 발전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슬럼화는 급속도로 진행 중이다. 2009년 12월 대중교통 전용지구로 지정되면서 유동 인구가 감소한 게 주된 원인이다. 또 대구역이 KTX 환승 거점역으로써의 역할을 하지 못한 것도 일대 인구 유입 실패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동성로 1가가 1970~1980년대 송죽씨어터를 중심으로 한 공연문화가 발달했다는 점을 활용, 문화창작 공간과 디지털 특화 거리로의 변모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빈 점포와 폐·공가를 중심으로 지역 예술인들과 협약을 통해 시민들과 문화소통 기회를 만들고 소규모 공연 및 소극장 등을 조성해 공연 창작 파크를 조성하자는 게 골자다.

향촌동과 연계한 실버 거리를 조성하는 등 특화 거리 사업도 제기됐다.

일본의 스가모 거리와 서울의 인사동 거리 등을 벤치마킹해 노인 중심의 콘텐츠를 만들어 경쟁력을 갖춰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성현 대구 중구 도시재생지원센터장은 “이곳의 상인 노령화와 기반시설 노후화로 인해 접근성은 좋지만 유동인구 확보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교동시장 활성화와 함께 하나의 랜드마크를 조성하고 역사와 문화가 숨 쉬는 거리로 탈바꿈하는 게 이곳을 살리는 마스터플랜인 것 같다”고 전했다.

도로를 정비하고 주차공간 등을 조성해 유동인구를 확보하는 등 골목 곳곳을 새로 단장하는 개선사업과 장기적으로 대규모 변화를 꾀하는 재개발·재건축 사업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김한수 계명대 도시계획학과 전공 교수는 “슬럼화 구역에 특화사업이 진행되면 수십 년 후 변화될 상황까지 고려해야 한다”며 “동성로 1가의 번영을 이끌기 위해선 재 슬럼화를 막고 장기적인 리모델링을 통해 대구의 도심 역할을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구청은 우선 동성로 1가 일대를 관광지의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범우 중구청 도시재생국장은 “지난해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 뉴딜 사업으로 북성로 일대가 선정된 만큼 차후 슬럼화를 극복할만한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현재는 빠른 슬럼화가 진행 중이지만 1980년대만 해도 대구 동성로 1가는 도심 중심가로써 늘 사람들로 북적이던 곳이었다. 사진은 대구극장을 찾은 사람들의 모습.
▲ 현재는 빠른 슬럼화가 진행 중이지만 1980년대만 해도 대구 동성로 1가는 도심 중심가로써 늘 사람들로 북적이던 곳이었다. 사진은 대구극장을 찾은 사람들의 모습.


이동현 기자 leed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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