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성로 1가 골목 일대 슬럼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재정비 등 활성화를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주민과 상인들은 갈수록 쇠퇴하는 동성로 1가의 현실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도심 한 복판에 위치해 있지만 30여 년 이상 답보상태로 발전을 거듭하는 주변 상권과는 대조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년째 도시계획 심의조차 이뤄지지 않는 등 동성로 1가에 대한 도시개발 또는 정비사업 계획은 전무한 상태다.

해당지역은 한일극장 CGV부터 대구역까지 보행자 거리를 기점으로 왼편에 위치한 3블록이다. 부지 면적은 각각 6천900㎡, 9천200㎡, 9천700㎡에 달한다.

이 지역에는 이미 수 년 전 문을 닫은 것으로 보이는 점포가 상당하다. 그러나 중구청은 지역 내 폐·공가 현황도 제대로 파악조차 못한 채 사실상 관리에 손을 놓고 있다.

중구청은 동성로 1가 활성화 방안으로 재정비사업 대신 일대 수제화골목 가로경관개선 사업과 도심특화사업 등을 진행했다고 설명하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재정비 사업 대신 치중한 주변 상권 활성화 사업 또한 지지부진하면서 오히려 슬럼화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2016년 대구 1호 야시장으로 문을 열었던 교동시장 도깨비 야시장도 2017년 12월 문을 닫았다. 또 2014년 골목 인근에 조성된 수제화센터를 비롯해 2016년 수제화골목 가로경관개선과 도심특화사업으로 진행된 상권 활성화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

주민과 상인들은 정주여건 개선을 위한 도로 및 환경정비 사업, 안심 CCTV 확충 등 재정비 사업이 절실하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상인 안모(41·여)씨는 “교동시장 야시장이 형성된 골목 또한 사람들 발길이 뜸할 정도로 입지 요건이 좋지 않았다”며 “재개발 또는 재정비를 통해 동성로 1가 골목이 탈바꿈된다면 사람들을 유입할만한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도심 속 슬럼화되는 사회적 현상에 대해 인프라 형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해당 기관이 확보한 예산 안에서 도시재생의 우선 순위를 정해 행정적으로 정주여건과 상권 인프라 등을 확립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한수 계명대 도시계획학과 전공 교수는 “개발에 행정적인 한계가 있다면 전문가와의 협의를 통해 최선의 방법을 도출하는 방법도 있다”며 “지역을 선정해 낙후된 구역을 대상으로 상·하수도, 주차시설, 노후건물 정비 등을 통해 정주여건과 안전요소 등을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구청 관계자는 “한 때 젊음의 거리로 불리던 동성로 1가의 도심 활성화를 위해 노력중”이라면서도 “사업 실효성과 발전성에서 미약해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접근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도심 활성화를 위해선 대구시와 구청, 상인, 건물 소유주가 합심해 발전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동현 기자 leedh@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