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월성에서 경주문화재연구소 발굴 성과 발표

경주 월성 해자에서 국내 최초로 제작된 나무배가 출토됐다. 이 나무배는 모형으로 의례용으로 활용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2일 경주 월성과 월성 해자에서 발굴 성과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국내 최초의 나무배 모형, 일본의 제작 시기와 비슷한 나무방패 등이 발굴됐다.
▲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2일 경주 월성과 월성 해자에서 발굴 성과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국내 최초의 나무배 모형, 일본의 제작 시기와 비슷한 나무방패 등이 발굴됐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2일 월성 발굴현장에서 2014년부터 지난 3월 말까지 월성과 월성 해자에 대한 발굴 결과 2015년과 2016년, 2017년 발굴보고 이후의 성과에 대해 설명회를 가지고 나무배, 목간, 나무방패 등의 특별한 유물들에 관해 설명했다.



나무배는 길이 40㎝ 크기로 실제 배처럼 선수와 선미를 정교하게 다듬은 모형이다. 이 배는 통나무배에서 복잡한 구조선으로 나아가는 과정의 단계인 준구조선 형태로 불에 그을린 흔적으로 보아 의례용으로 사용된 것으로 분석된다.



나무배는 잣나무류로 방사성탄소연대 측정 결과 4세기 중반에서 5세기 초반 사이 제작된 것으로 분석됐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이종훈 소장은 “배 가운데 불을 놓은 흔적이 있는 것으로 보아 등불을 올린 뒤에 물에 띄운 것 같다”면서 “어떤 형태인지는 모르겠으나 신라 왕실의 의례용으로 사용된 유물인 것 같다고 추정했다.



▲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월성 해자에서 발굴한 국내 최초 제작 된 것으로 보이는 나무배 모형.
▲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월성 해자에서 발굴한 국내 최초 제작 된 것으로 보이는 나무배 모형.


또 월성 해자에서 1천600년 전에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나무 방패 2점이 출토됐다. 나무방패는 제작 시기가 이르고 형태 복원이 가능할 정도로 온전해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나무방패는 340년에서 410년 사이에 제작된 것으로, 한 점에는 고대 방패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손잡이가 달려 있어 특이하다.

방패의 재질은 잣나무류이며, 손잡이는 느티나무로 파악됐다. 방패 겉면에는 날카로운 도구로 동심원과 띠 같은 기하학적 무늬를 새기고 붉은색과 검은색으로 칠했다.



이종훈 소장은 “나무방패는 지금까지 일본에서 먼저 제작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이번 나무방패 출토로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이미 나무방패를 만들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나무방패를 통해 한일간의 당시 교류에 대한 실마리도 풀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연구소는 이외에도 월성에서 벼루와 먹 등을 발굴하면서 관료들이 행정 공간으로 활용했다는 것과 인골을 토목공사에 의례용으로 사용한 것, 101년부터 신라가 패망할 때까지 장기간 활용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강시일 기자 kangsy@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