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통용 가상화폐로 학내 매점 결제 가능||강의평가에 블록체인 활용…폰 위치로 출석 확인

포스텍(포항공과대)과 연세대가 ‘블록체인 캠퍼스’를 구축하고 관련 기술 공유에 나선다.

대학 내에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을 도입 구축하는 사례는 국내에서 포스텍과 연세대가 처음이다.



2일 포스텍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개방·공유 캠퍼스’를 선언한 두 대학은 최근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캠퍼스 구축에 합의하고, 구성원 전원이 참여하는 블록체인 캠퍼스를 포스텍은 이달부터, 학생 수가 많은 연세대는 하반기부터 운영한다.



블록체인은 일종의 장부인 블록에 데이터를 담아 고리 형태로 연결해 컴퓨터 여러 대에 복제해 저장하는 분산형 데이터 저장기술이다.

컴퓨터 여러 대가 기록을 검증해 해킹이나 데이터 변조를 막을 수 있다.



포스텍은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을 둔 지식 콘텐츠 공유 시스템 ‘엔그램’과 투표 설문 시스템 ‘보팅’을 운영한다.



엔그램에 게시된 지식 콘텐츠는 다른 학생의 평가에 따라 점수가 쌓이고, 이 점수로 매달 특정일에 가상화폐 ‘뉴런’을 받을 수 있다.



우수한 콘텐츠를 많이 게시한 학생과 평가에 열심히 참여한 학생도 일종의 레벨이 올라가면 더 많은 가상화폐를 얻을 수 있다.

이렇게 획득한 가상화폐는 대학 식당이나 문구점, 매점에서 현금 대신 결제할 수 있다.



투표·설문조사 시스템 보팅은 총학생회 각종 투표를 비롯해 학교 식당 만족도 조사 등 학생 서비스 개선을 위한 설문조사, 행사 참여 조사 등에 활용된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투표를 하면 투표 결과를 참여자 모두 공유할 수 있고, 중복 응답과 데이터 위조 가능성이 없어 투명성과 보안성을 높일 수 있다.



연세대는 포스텍의 엔그램과 유사한 지식 콘텐츠 공유 시스템 ‘백팩’을 개발하고 여기에 기부자가 기부한 장학금이 어떤 용도로 쓰였는지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을 추가했다.



또한 블록체인 기술뿐만 아니라,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까지 응용해 전자출석부도 만들었다.

출석 확인을 중앙집중형 서버가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모바일 폰 위치로 출석 여부를 확인하고 블록체인으로 기록하는 것이다.

별도 기기가 강의실에 배치될 필요가 없어 설치비용도 들지 않는다.



포스텍 김도연 총장은 “포스텍과 연세대가 공동으로 핵심 기술의 미래를 설계하고, 미래 인재들이 그 기술에 대비할 수 있도록 교육‧연구 기반을 마련하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용학 연세대 총장은 “블록체인 기술은 큰 기반장치나 투자가 없이도 아이디어를 비즈니스로 만들어낼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인재 양성과 창업의 순환 시스템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웅희 기자 wo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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