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행복해질 수 있을까

말레네 뤼달/마일스톤/352쪽/1만6천800원



행복이란 무엇일까? 이 책은 세상의 기준에 맞추기보다, 나만의 행복을 차근차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금은 파랑새 증후군이 만연한 시대다. 벨기에 작가 모리스 마테를링크(Maurice Maeterlinck)의 동화극 파랑새(L’Oiseau Bleu)에서 유래한 이 말은 오늘날에 더욱더 위세를 떨치고 있다.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새로운 이상만을 추구하는 사람, 자신이 발 딛고 있는 여기가 아니라 다른 어딘가에 행복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즐비하다. 특히나 외적 아름다움, 돈, 권력, 명성, 섹스와 관련하여 잘나가는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내가 여기서 이러고 있을 사람이 아닌데’하며 우울해하는 사람이 많다.

누구나 다시 한 번 돌아볼 미모를 갖춰도, 부자와 결혼해도,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아도, 로또에 당첨돼도,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권력을 획득해도, 누구나 알아보는 유명인이 돼도, 누구나 유혹할 수 있는 매력을 지녀도 그 토대가 튼튼하지 않으면 행복은 잡히지 않는 파랑새처럼 멀어지기 쉽다. 외부의 시선에서 벗어나 자기 내면의 기준을 단단히 세우고 자기 관점으로 행복을 만들어가야 하는 이유다.

저자는 오늘날 사람들이 행복에 이르기 위해 추구하는 다섯 가지 키워드를 집중적으로 탐구한다. 많은 이들이 행복의 요인이라고 생각하는 아름다움, 돈, 권력, 명성, 섹스를 살펴봄으로써 세상이 말하는 행복의 이정표를 따라가면 정말로 목표 지점에 이를 수 있는지를 면밀히 검토한다. 환상과 현실 사이에 무엇이 놓여 있는지 따져보고, 남들이 꿈꾸는 삶이 정말 우리가 생각하는 바로 그 삶인지 알아보기로 한 것이다. 또한 어떻게 하면 부작용 없이 인생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지 알아내고 행복의 심오한 원동력이 무엇인지 밝히고자 한다.

‘외모지상주의, 물질만능주의, 갑질, 관종’ 같은 단어가 어느새 사회 깊숙이 자리 잡은 우리나라에서는 저자의 행복 탐구를 더욱 되새겨볼 만하다. 저자 역시 아름다움을 다루는 장에서 한국에서 지하철을 타면 낯모르는 사람의 ‘수술 전-수술 후’ 광고를 흔히 볼 수 있다며 한국의 세태를 꼬집는다. 외모를 찬양하는 동시에 비하하는 경향, 성형을 해서라도 아름다워지고 싶다는 열망, 그에 따른 부작용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것이 오늘날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돈, 권력, 명성, 섹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남들보다 예쁘고 멋져야 세상 살기 편하다고, 뭐니 뭐니 해도 돈이 있어야 떵떵거리며 살 수 있다고, 남들보다 더 높은 자리에 오르고 볼 일이라고, 어떻게든 유명해지기만 하면 된다고, 깊이 있는 관계보다 자유분방한 연애관계가 더 좋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그것이 행복으로 가는 길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지만 그 길에서 행복을 찾았다는 사람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지기 위해 손에 넣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그 이면에 존재하는 부작용을 신랄하게 지적하면서 진정한 행복에 이르기 위해 갖춰야 할 조건에 대해 살펴본다.



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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