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대구 북구 칠성시장에서 채소를 사고 있다. 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대구 북구 칠성시장에서 채소를 사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대구·경북(TK)의 숙원 사업 ‘보따리’를 짊어지고 지난 22일 대구를 찾았다.

대구경제를 살리기 위해 ‘미래산업 중심지로의 육성’이라는 비전을 들고 로봇산업, 물산업 등을 집중 지원할 뜻을 밝힌 것이다.

문 대통령은 “대구가 세계 로봇산업과 물산업을 선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혁신성장을 위한 지역경제 행보의 일환인 동시에 악화일로인 TK 민심을 보듬기 위한 방문으로 지난해 2·2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이후 1년여 만이자 취임 후 두 번째이다.

이를 두고 보수 성향의 TK 민심을 보듬어 집권 중반기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고 문재인 정부 인사에서 불거진 ‘TK홀대론’ 불식과 국민통합 의지의 피력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문 대통령은 “대구공항 이전 문제가 잘 해결될 수 있게 살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은 지역의 숙원사업을 문재인 정부에서도 챙기겠다는 뜻이지만 일각에서는 가덕도 신공항 주장에 따른 TK의 반발을 달래고 내년 총선을 앞둔 지방 표심 다지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이 통합공항 이전에 대해 직접 언급하기는 정권 출범 이후 이번 발언이 처음이라는 의의가 있지만 그 이상 실질적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예비타당성 심사 시 경제성 뿐 아니라 지역경제 발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더 높이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총선을 의식해서 일부러 말을 아낀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통합공항 문제를 ‘히든 카드’로 아껴두려는 의중이 아니겠냐는 얘기다.

실제로 통합공항이전사업은 이미 예비 이전후보지를 ‘군위 우보’ 와 ‘의성 비안·군위 소보’로 2곳(2개안)을 선정한 상황.

하지만 이후 1년 넘게 아무런 진척이 없다.

기왕 늦었으니 총선까지 더 장고에 들어가는 수를 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공항 후보 선정이 미뤄지고 있는 것에 대해 정부가 신경을 쓰겠다는 원칙을 언급한 것”이라고 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취수원 이전 해결 문제에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취수원 이전 문제는 대구의 경제인들이 건의를 하지 않았음에도 문 대통령이 직접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낙동강 페놀 유출 등 잊을만하면 터지는 수질 오염 사고로 대구 시민들의 생존권 차원이 된 물 문제는 정부의 중재가 반드시 필요한 사안이다.

특히 물산업클러스터의 핵심 요소인 ‘한국물기술인증원’ 대구 유치를 명확히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문 대통령과 오찬간담회에 참석한 한 지역 경제인은 “물기술인증원이 대구로 오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 대신 답변에 나선 박천규 환경부 차관은 “현재 선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지역에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문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칠성시장을 방문, 상인들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상권 르네상스 프로젝트 1호’ 현장을 둘러봤다.

상권 르네상스 프로젝트는 구도심 상권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기존의 단일시장 및 상점가의 범위를 벗어나 해당 지역 상권 전반의 활성화를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칠성시장 상권은 지난해 수원 역전 상권, 강진 중앙로 상점가 상권과 함께 정부의 상권 르네상스 프로젝트 1호 지역으로 선정됐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