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자체 소음ㆍ진동 거의 못 느껴||-노면 진동ㆍ소음 걸러내지 못해 승차감은 일반 버스

‘스르르르릉….’

21일 오전 10시17분 대구 중구 대구시청 본관 앞. 503번과 730번 시내버스가 도로 위를 미끄러지듯 부드럽게 다가와 멈춰 섰다.

대구에서 첫선을 보이는 친환경 전기 시내버스다. 시승식을 위해 첫 운행을 시작한 이 버스는 오는 25일부터 대중교통 전용지구와 달구벌대로 일대를 누비게 된다.

외관은 일반 버스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차량 뒤쪽에 있어야 할 머플러가 없다는 점이 이 버스가 매연을 뿜지 않는 친환경 버스임을 알게 했다.

승차감은 일반 시내버스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주행 중에 발생하는 노면의 소음이나 진동을 잘 걸러내지 못한 탓이다.

하지만 신호대기 중인 정차 상황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정숙했다. 전기를 동력으로 각 바퀴의 모터를 가동하다 보니 내연기관 특유의 소음과 진동이 전혀 없었다.

특히 시속 25㎞ 이하 구간에서는 보행자들이 버스가 다가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을 감안해 자동차 소리를 녹음한 스피커를 앞·뒤로 설치한 것이 이색적이었다.

정성환(60) 동명교통 버스 운전기사는 “오늘 운전을 처음 해보지만 기존 버스보다 주행감이 좋고 소음과 진동이 없어 운전피로감이 많이 없는 것 같다”며 “다른 기사들이 서로 운전하겠다고 경쟁이 벌어질 것 같다”고 대구 첫 전기버스 운행 소감을 밝혔다.

이날 시승은 대구시청 본관∼별관까지 4㎞ 구간은 우진산전의 아폴로 1100으로, 별관∼대구시청 본관까지는 현대자동차의 일렉시티(Elec City)를 이용했다.

전기 시내버스의 계기판을 보는 것도 흥미로웠다.

디지털 계기판에는 출력을 나타내는 바늘과 배터리 모양의 아이콘이 있는데 내리막길 주행 때는 노란색 불이 들어왔다. 내리막에 운전기사가 핸들 옆 리타드(retarder) 브레이크를 작동해 감속하는 에너지로 배터리를 충전하는 것이다.

현대 일렉시티는 1회 충전 주행거리 319㎞, 우진산전의 아폴로 1100은 204㎞를 국토교통부로부터 인증받았다. 리튬이온 폴리머 타입의 배터리는 지붕에 설치됐으며 방전상태에서 완충까지 72∼75분 소요된다.

대당 가격은 아폴로 1100이 4억4천만 원, 일렉시티가 4억5천만 원이다.

전기버스는 모두 저상버스로 도입됐다. 장애인 및 교통약자들의 이동 편의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장애인석에 휠체어를 탄 장애인을 안전하게 고정할 수 있는 안전띠의 경우 사용하기 어려운 데다 길이도 짧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날 시승식에 참여한 이승호 경제부시장은 “2022년까지 친환경 교통수단인 전기 시내버스를 130대 보급할 계획이다”며 “오늘 시승식에서 지적된 불편 사항에 대해선 즉시 개선하고 첫 운행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hs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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