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기상인들의 축제, ‘세계기상의 날’

기상청장 김종석

매해 3월23일은 전 세계 기상인들의 마음이 분주해진다. 전 세계 기상인들의 축제의 날 ‘세계기상의 날’이기 때문이다. 세계기상의 날은 1950년 3월23일 세계기상기구(WMO)가 발족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세계기상기구에서는 매해 기상의 날을 앞두고 메시지와 함께 대표 주제를 정하여 그 취지에 맞는 기념행사를 한다.

2019년 세계기상의 날 주제는 ‘태양, 지구 그리고 날씨'다. 태양은 지난 45억 년 동안 기상, 기후, 지구의 생명체에 힘을 주는 보이지 않는 원동력이었다.

이번 주제는 태양이 기상과 기후 현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해의 필요성과 더 나아가 이는 지난 30년간 태양 에너지의 양은 증가하지 않은데 반해 지구의 평균 기온은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지구 곳곳에 나타나고 있는 이상 극한기상현상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고, 기후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지구촌 곳곳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위험기상은 더 강하게, 그리고 자주 발생하고 있다. 폭염과 열대야 일수의 증가, 매년 봄마다 반복해서 나타나는 가뭄, 국지성 집중호우의 증가, 한파와 폭설 등의 현상으로 이제 우리 실생활에서도 쉽게 인지할 수 있을 정도로 보편화되었다.

지난해 1월, 강한 한파가 발생하여 대구‧경북 지역의 최고기온이 1.5℃로 1973년 이후 최저를 기록하였다. 또한, 여름철 장마기간은 14일(평년 32일)로 1973년 이후 두 번째로 짧은 해였는데, 장마의 이른 종료 이후에는 티벳 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무더위가 장기간 계속되어 폭염일수는 33.3일, 열대야일수는 14.9일로 1973년 이후 두 번째로 가장 더웠던 해로 기록되었다. 이렇듯 2018년은 장마는 짧았던 반면, 연초 맹추위와 긴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한해였다.

이처럼 기후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변하는 것으로, 약 10년 이상 기간에 걸쳐 나타나는 평균적인 변화를 바로 기후변화라 부른다.

기후변화는 기후 시스템, 즉 대기권, 수권, 설빙권, 암석권, 생물권을 변화로 볼 수 있는데, 이중 하나라도 변화가 일어나면 기후변화의 원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예전의 기후변화는 자연적인 원인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18세기 중반 산업혁명 이후부터는 도시화나 산업화, 산림 파괴 등 지구 환경의 파괴와 오염이 기후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으며, 이런 기후변화가 인간에 의해 나타나고 있다고 기후학자들은 보고 있다.

지난 2015년 파리 제21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는 전 지구 평균기온상승을 산업혁명 이전 대비 2℃ 상승에서 억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여기에서 2℃가 의미 있는 이유는, 지난 500만 년 동안 지구 평균기온은 1880~1920년 평균기온보다 2℃ 이상 상승한 적이 없고, 인류는 2℃ 이상 온난화된 환경에서 살아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전 지구 평균기온이 2℃ 이상 상승하면 지구 조절시스템이 불안정해져 지구는 자체 변동에 의해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는 탄성력을 잃게 될 수 있다. 스프링을 작게 늘렸다 놓으면 원래대로 되돌아오지만, 크게 늘리면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하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따라서 안정된 기후가 제자리로 돌아오는 탄성력을 잃게 되면 변덕스럽고 불확실한 상태가 되어 각종 기상재해뿐만 아니라 급격한 환경변화로 인류를 위협할 수 있다. 더 나아가 2018년 기후변화협약에서는 1.5℃ 상승 억제에 합의하였다.

이미 국제사회에서는 기상 이변을 심각한 당면 문제로 인식하고 이에 대응하고자 함께 노력하고 있다. 또한, 매일의 날씨는 우리 일상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아주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는 만큼 기상의 날을 맞아 기상업무의 중요성을 되새겨 보는 건 어떨까.



김창원 기자 kcw@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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