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경북도청 신도시에 들어서는 경북 북부권 환경에너지종합타운 공사장에서 근로자 3명이 추락해 숨진 사고는 안전 대책 미비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숨진 근로자들이 이날 사고 현장에 처음 투입된 것은 물론 안전장비는 갖췄지만 정작 생명줄인 와이어도 없이 작업하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41분께 안동시 풍천면 도양리 경북도청 신도시 내 북부권 환경에너지종합타운 공사장 5층에서 콘크리트 타설을 하던 50대 근로자 2명과 30대 근로자 1명이 20m 아래로 추락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가 이들을 구조해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모두 숨졌다. 이들은 모두 GS건설이 하청을 준 건설업체의 일용직 노동자들로 안동병원과 성소병원, 안동의료원에 안치돼 있다.

이날 사고는 건물 5층 데크플레이트(철물 거푸집)에서 콘크리트 타설을 하던 중 데크플레이트가 하중을 못 이겨 무너지면서 떨어졌다.

현장 관계자는 “데크플레이트를 고정하는 목재가 탈락했다”며 “이유는 모르지만 목재가 탈락하면서 데크플레이트가 무너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콘크리트 타설 작업에는 시공업체인 GS건설의 한 협력업체 근로자 6명이 투입됐다.

이들은 이날 이곳 사고 현장에 처음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7시께 안전교육을 받은 뒤 오전 8시30분께부터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하다 작업 막바지에 변을 당했다. 사고 당시 데크플레이트 아래에는 추락 방지망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공사 관계자는 “기존에 추락 방지망이 있었는데 이 작업을 하면서 철거했다”며 “작업에 지장이 있어 철거했는지, 규정을 위반한 것인지는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근로자들은 또 안전모, 안전화, 벨트 등은 착용했지만 안전을 위한 와이어를 연결하진 않은 채 작업을 했다. 와이어만 연결했어도 추락사는 막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여 안타까움을 더한다.

GS건설 관계자는 “데크플레이트가 철근, 난간 등으로 견고하게 돼 있고 난간에 추락 방지가 돼 있다”며 “추가로 추락 안전망이나 벨트 등을 할 수 있지만 작업 때 이동을 못 하면 안 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사고가 나자 즉시 공사중지 명령을 내리고 공사 업체 관계자 등을 불러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날 1차 현장 감식을 한 경찰은 고용노동부 등과 합동 현장 감식을 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하청과 원청 모두 안전관리 규정을 지켰는지 여부를 엄정하게 수사해 과실이 있다면 모두 형사 입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북 북부권 환경에너지타운은 경북 북부 11개 시·군에서 발생하는 쓰레기와 음식물을 처리하기 위한 시설로 오는 8월 완공할 예정이다.

이 시설은 2016년 12월 착공 당시 인근 주민과 경북도청 신도시 아파트단지 주민들이 악취와 배출가스로 건강에 위협받는다며 사업 무효 확인 소송을 내는 등 거세게 반대하기도 했다.

경북도청 신도시에 사는 한 50대는 “주민 건강에 피해를 줄까 봐 쓰레기 처리장이 들어서는 것 자체만으로도 걱정스러웠는데 공사 도중 큰 사고가 생겨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 18일 낮 12시41분께 안동시 풍천면 경북 북부권 환경에너지종합타운 공사장에서 근로자 3명이 난간에서 추락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사고 현장을 조사하고 있는 모습.
▲ 18일 낮 12시41분께 안동시 풍천면 경북 북부권 환경에너지종합타운 공사장에서 근로자 3명이 난간에서 추락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사고 현장을 조사하고 있는 모습.








김진욱 기자 wook909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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