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단독회담과 만찬을 시작으로 탐색전을 마치고 ‘한반도 비핵화’의 운명을 좌우할 마지막 결단을 남겨뒀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의 성패가 북한의 ‘영변 핵시설+α’ 조치와 이에 따른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미국의 대북제재 일부 완화 및 남북 경협 여부에 따라 갈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가운데 북·미 두 정상은 이날 연쇄적인 만남을 가졌다.

이들의 베트남 첫 만남은 하노이의 메트로 폴 호텔이었다.

이 곳에서 두 정상은 1대1 단독회담을 갖기 전 대화를 나눴다.

김 위원장은 “모든 사람들이 반기는 훌륭한 결과가 만들어질 거라고 확신한다”며 “북미 신뢰가 지금까지 필요했던 기간이었다”고 했다.

이어 “많은 고민과 노력 그리고 인내가 필요했던 기간이었다”고도 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이번 정상회담이 매우 성공적일 것으로 기대한다”며 “첫번째 회담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생각하고 이번 회담에서도 좋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후 만찬장에 미국측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이 동행했고 북측은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이 배석했다.

이날 만남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발전의 미래상과 함께 제재 완화 카드를 쥐고 김 위원장의 비핵화 결단을 설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좋은 관계를 구축했고 지금도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다”며 “북한은 경제 강국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지녔다. 앞으로 북한에 어떤 미래가 펼쳐질 것인지 큰 기대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북한이 경제적 성과를 이룰 수 있도록 북한을 돕고 싶다”며 “경제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미국은 영변뿐만 아니라 핵·미사일 프로그램 전반의 동결과 함께 비핵화 로드맵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변만 협상 대상으로 올려 놓은 북한의 부분적 비핵화 협상 전략에 맞서 미국은 ‘동결-신고-검증-폐기’라는 완전한 비핵화 윤곽을 갖추겠다는 입장인 것이다.

북한도 베트남식 경제발전 모델에 지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실제 김 위원장을 수행한 북한 대표단 중 경제 실무 관계자 일부는 이날 하이퐁 공업지구와 유명 관광지인 하롱베이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베트남식 경제발전을 북한 시스템에 접목시킬 수 있는지 여부 등을 놓고 구체적인 의견이 교환됐을 것으로 보인다.

‘도이머이’ 정책으로 경제개발을 이룬 베트남을 배경으로 한 테이블에 앉은 양 정상은 28일 단독회담과 확대정상회담을 통해 지난해 6월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구체화할 ‘2·28 하노이선언(가칭)’을 내놓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일정을 마친 뒤 베트남을 떠나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 전망이다.

기자회견은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인 JW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릴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