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내륙철도 경북 구간 역사 유치가 갈림길에 섰다.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대상 사업으로 선정된 남부내륙철도 건설 사업의 경북 구간 역사 유치전에 성주군과 고령군이 함께 나서면서 역사 건립 향배가 오리무중이다.

경남 의령군도 역사 건립을 요구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노선이 지나는 지자체마다 역사를 설치해야 한다는 얘기다. 남부내륙철도 사업이 뜨거운 감자가 됐다.

남부내륙철도는 총사업비 4조7천억 원을 들여 김천~거제 간 172㎞를 KTX로 연결하는 사업이다. 2022년 착공, 2028년 개통 예정이다. 사업이 완료되면 서울에서 남해안이 2시간대로 단축된다.

남부내륙철도는 김천~성주~고령~합천~의령~진주~고성~통영~거제 등 9개 시·군을 통과한다. 경남지역 4곳(합천·고성·통영·거제)에 새로 역사를 설립하고 김천과 진주역은 기존 역사를 그대로 사용할 예정이다.

계획이 발표된 후 성주군과 고령군은 “경북에만 신설 역사가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성주군과 고령군은 각각 ‘유치 대응팀’과 ‘역사 유치 추진단’을 구성, 관련 부처를 방문해 유치 당위성을 호소하고 있다. 유치 전략 수립과 연구용역 발주 등을 추진하면서 결의대회와 서명운동도 함께 펴고 있다.

성주군은 김천~성주~합천 구간(65㎞)은 고성~통영 간(14.8㎞) 구간과 통영~거제 간(12.8㎞)보다도 길이가 긴 데도 역사가 없는 것은 국가균형 발전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예타면제사업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고령군은 김천~진주 구간 중간지점으로 역 간 거리의 적정성(57.1km)에 부합하고 대구산업선과 달빛내륙철도(대구∼고령∼광주) 연계 효율성이 뛰어나 적지라고 내세우고 있다. 광주대구고속도로와 중부내륙고속도로가 교차하는 교통망과 지역 입지도 적합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경남도의 4곳 역사도 경제성이 없어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상황에 추가 신설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노선 통과 지역마다 역을 세울 경우 시간지연 등 저속철화를 우려하는 시각을 극복하는 것도 과제다.

성주와 고령이 서로 유치를 다투다가는 자칫 이도 저도 안 될 수 있다. 경북도가 조율에 나서야 한다. 예천군 등 경북 지자체 6곳이 축구협회의 축구종합센터 유치전에 뛰어들자 경북도가 거중 조정에 나선 것과 마찬가지로 경북도가 양 지자체의 입장을 조정해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접근성 및 이용성과 대중교통 연계성 등을 고려하고 경제와 지역 균형발전 소외 측면을 감안해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철도교통 서비스 낙후지역에 어렵사리 추진되는 대형 국책사업이다. 당국은 합리적으로 노선과 역 간 거리를 조정해 역사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하길 바란다. 어떡하든 김천~합천 사이 경북 구간에 역사 한 곳은 세워야 한다.



홍석봉 기자 dgh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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