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포정동 주거복합건물 4층 입구 발화||진화 후 한 시간 뒤 옥상서 재발화되기도

대구 도심 사우나에서 화재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80여 명이 다쳤다.

불은 자칫 대형참사로 이어질 뻔 했으나 소방당국이 신속하게 화재를 진압해 107가구가 사는 건물 위층 아파트(5∼7층)로는 불길이 번지지 않았다.

19일 오전 7시11분께 중구 포정동 주거복합건물 4층 사우나에서 발생한 화재로 남성 2명이 숨졌다. 또 3명이 중상을 입고 단순연기 흡입자 82명은 가벼운 부상을 입어 영남대병원, 파티마병원 등으로 후송됐다.

4층 남탕 탈의실에서 발견된 사망자는 경찰 지문 감식을 통해 이모(64·포항 구룡포읍)씨와 박모(74·대구 중구 서성로)씨로 밝혀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화재가 발생한 건물은 1977년 건축돼 1980년 사용승인을 받은 지하 2층 지상 7층짜리 노후한 건물이다. 이 중 3층과 4층이 남녀 사우나이고, 5~7층 아파트에는 107가구가 입주해 있다.

특히 1~3층만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을 뿐 4층 이상 사우나 및 아파트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4층 사우나 남탕 입구 구둣방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사우나 입구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인명 피해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불은 하마터면 더 많은 사상자를 낼 뻔했다. 이날 오전 7시30분 진화된 불이 오전 8시23분께 건물 옥상에서 재발화했기 때문이다.

화재 발생 당시 건물에 모두 몇 명이 있었는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대구 소방안전본부 측은 “화재 발생 당시 불이 난 사우나에는 20여 명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건물 전체에 총 몇 명이 있었는지는 조사를 더 해봐야 한다. 화재 원인, 피해 규모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고 발생 건물 인근에 대구소방본부가 위치해 있어 곧바로 출동해 진화에 나서 화재 발생 20분 만에 진압하는 등 초동 대처가 빨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소방당국은 화재 진압 차량과 구급차 등 56대, 소방인력 159명을 출동시켜 진화 및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국과수 연구원, 전기안전공사 등과 합동 감식반을 꾸려 화재 감식에 나섰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화재 현장을 찾아 “인명 피해가 발생해 매우 안타깝다. 이러한 화재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완벽히 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중부경찰서는 윤종진 서장을 본부장으로, 대구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2개 팀과 중부경찰서 형사 3개 팀 등 53명으로 수사본부를 가동했다.



김지혜 기자 hellowis@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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