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박광진 대구시 티볼협회장

▲ 14일 박광진 대구시티볼협회장은 티볼의 안전성에 대해 설명하며 “티볼이 청소년뿐만 아니라 시니어들도 즐길 수 있도록 저변 확대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진홍 기자 solmin@idaegu.com
▲ 14일 박광진 대구시티볼협회장은 티볼의 안전성에 대해 설명하며 “티볼이 청소년뿐만 아니라 시니어들도 즐길 수 있도록 저변 확대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진홍 기자 solmin@idaegu.com
야구의 축소판이라고 불리는 ‘티볼’이 주목받고 있다.

티볼은 스스로 공을 치고 던지고 잡는 동작으로 이뤄진 운동으로 안전하다는 평가 속에 초·중학교에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대구의 초·중·고 티볼 팀은 104개다.

이를 바탕으로 2017년과 지난해 연이어 전국학교스포츠클럽티볼대회가 대구서 개최되기도 했다. 대회에는 각 지역 예선을 거쳐 선발된 73개 팀, 1천200여 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매끄러운 대회 진행과 규모를 본 수도권의 교육청 관계자는 “마치 전국소년체전을 보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대구 티볼이 단기간에 활성화된 것은 대구시티볼협회가 발로 뛴 결과물이다. 협회의 수장인 박광진(60) 회장을 만나 ‘대구 티볼’에 대해 물어봤다.

-대구 티볼 역사와 발전 과정이 궁금하다.

△대구 티볼은 2010년 태동, 협회가 제 모습을 갖추면서 2년 만에 대구시체육회 정회원이 됐다. 티볼이 대구에 뿌리내리게 된 것은 전승희 대구시티볼협회 전무이사의 공이 크다. 지금은 대구시민야구장에 협회 사무실도 있고 용품도 보관하고 있다. 하지만 이전에는 전 이사의 개인 창고에 장비를 갖다놓고 대회 때마다 가져다 쓰는 불편이 있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티볼 발전만 바라보며 봉사했다.

이제는 ‘티볼하면 대구’로 통한다. 한 해 20여 개의 크고 작은 대회가 대구서 열리고 있다.

티볼은 야구형 유소년 스포츠다. 야구가 국민 스포츠이지만 실제로 체험하기는 어렵다. 학교 운동장에는 ‘야구금지’라는 표지가 나붙을 정도다. 야구가 안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안전이라는 단점을 보완한 것이 티볼이다.

학교스포츠클럽의 목표가 여학생 체육 활성화다. 여학생이 단체로 할 수 있는 종목이 피구에 한정된 게 현실이다.

그런데 티볼이 안전하다보니 학교에서 남녀 학생들이 즐기기에 적합, 교사들의 입소문을 타고 급속도로 보급되고 있다.

대구가 성공사례가 됐고 가까운 경산, 구미는 물론 전국에서 벤치마킹하는 움직임이 있다.

-티볼 경기방식이 궁금하다.

△야구와 비슷하지만 위험한 요소는 모두 빠진 게 티볼이다. 야구처럼 투수의 공에 맞을 우려도 없다. 타자가 친 공에 맞는다 하더라도 공이 딱딱하지 않고 물렁해 아프지 않다.

티볼은 3이닝으로 진행된다. 아웃카운트 3개로 공수가 교체되는 야구와 달리 전원 타격제다. 아웃과 상관없이 10명이 모두 타격하고 공수가 바뀌고 한 경기당 40~45분 소요된다.

-지난해 열린 제10회 전국학교스포츠클럽 티볼대회는 전년대비 한층 더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참가 선수의 학부모 마음까지 사로잡았다는데 비결이 무엇인가.

△티볼 대회를 진행할 수 있는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티볼대회 조직위원회 발대식을 갖고 영진전문대와 경기운영 인력지원 협력 업무협약을 맺고 심판 등 전문 인력을 육성했다. 연수교육도 진행했다. 타 지역 협회와 차이점이며 큰 대회를 매끄럽게 진행 할 수 있는 비결이다.

특히 협회 내부적으로 잡음이 없다. 오로지 운영에만 전념하기에 발전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전승희 전무이사는 생업보다 티볼 관련 업무를 더 열심히 본다.

또 대구시체육회 및 대구시교육청의 적극적인 관심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교육청이 대회를 위해 예산을 지원해줬기에 성공적으로 치룰 수 있었다.

-박광진 협회장은 티볼 전도사로 불린다. 앞으로의 청사진과 발전 방향도 궁금하다.

△티볼과의 인연은 2013년부터 시작됐다. 티볼을 통해 해맑게 웃는 아이들을 보니 그저 좋았다. 봉사의 종류도 다양하지만 나에겐 아이들에게 웃음을 선물해주는 게 적합하다고 판단, 티볼 전도사가 됐다.

이제는 더 많은 구상을 하고 있다.

먼저 대구 티볼 발전의 방점이 될 전용구장 건립을 위해 대구시 등에 적극 건의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연령대의 팀을 창단을 이뤄낼 것이다. 위험하지 않다보니 노인들도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 운동화만 있으면 되니 금전적으로도 부담되지 않아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군, 직장에서도 족구처럼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티볼을 알릴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대한티볼협회를 만들고 싶다. 대회를 열기 위해서는 예산이 필요하다. 중앙회가 창설되면 국가에서 보조금을 받을 수 있어 티볼 환경이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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