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학교 가는 날 = 이 책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어린이의 마음을 섬세하게 담아낸 그림책이다. 꼬마 곰은 입학식 날, 산고사리 이불 속에 숨어 학교 가기가 두렵다고 말한다. 꿈속에서 책가방도 잃었고, 선생님께 계속 야단도 맞았다고. 급기야 꿈속에서는 친구가 한 명도 없었다고 말한다. 학교에 대한 두려움이 악몽으로 나타난 것이다. 꼬마 곰이 두려운 순간을 참고 이겨내면 곧 좋은 친구들도 사귈 수 있고 학교 생활에 재미를 붙이게 된다는 것을 조금씩 받아들이게 되는 순간을 서정적으로 그려 낸 책이다. 플뢰르 우리 지음/노란돼지/44쪽/1만3천 원

누가 고양이를 죽였나 =저자의 여덟번째 소설집이다. 2015년 작 ‘서울 - 북미간’ 등 단편 여덟 편이 실렸다. 여덟 편의 작품에서 등장인물들이 사는 곳은 화염과도 같은 재난의 현장이거나 가까운 이를 떠나보내는 애도의 공간이거나 폭력과 억압으로 얼룩진, 혹은 오해와 욕망으로 비틀린 황폐한 현실이지만, 그들은 다시, 삶 쪽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딘다. 저자 특유의 섬세한 문체의 힘, 내면을 파고드는 예리한 문장이 돋보이는 이번 소설집을 통해 더욱 깊고 넓어진 저자의 문학 세계를 확인할 수 있다. 윤대녕 지음/문학과지성사/282쪽/1만3천 원

티보르와 너저분 벌레 = ‘방이 너무 너저분해서 벌레 기어나오겠어!’ 벨기에에서는 방을 어지럽히는 아이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 그림 동화의 주인공인 토끼 티보르는 방을 심하게 어지럽히는 꼬마다. 방 안에서 신나게 놀다가 부모님의 말을 잘못 듣고 자신의 방에 ‘너저분 벌레’가 있다고 오해한다. 부모님의 성화에 방 청소를 마친 티보르는 ‘너저분 벌레’를 잡기 위해 장난감으로 무장하고 침대 밑에 있는 ‘뒤죽박죽 정글’로 빠지는데…. 방 청소를 잘 하지 않는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면 좋은 동화책이다. 노에르 파바르 지음/소원나무/40쪽/1만3천500원





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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