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관 대구광역시수의사회장
▲ 이상관 대구광역시수의사회장
이상관 대구광역시수의사회장

춥고 건조한 요즘 어디를 가나 감기 환자를 많이 볼 수 있다. 특히 어린이나 노인들처럼 면역력이 약한 계층은 감기에 더 쉽게 걸릴 수 있다. 반려동물들도 예외는 아니다.

그런데 가끔 병원을 찾는 보호자 중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제가 감기에 걸렸는데 우리 강아지 옮을까 봐’라며 걱정하거나 혹은 반대로 ‘우리 강아지가 기침이 심한데 혹시 아이들한테 옮을까 봐’라고 걱정하며 격리를 원하는 고객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강아지와 사람의 감기는 서로 옮기지 않는다.

물론 강아지도 감기에 걸리는데 그것은 사람과 무관하다. 하지만 증상은 사람과 비슷하게 나타난다.

열이 나거나 콧물, 기침, 재채기 등을 하며 기운 없이 종일 쳐져 있기도 한다.

제일 문제가 되는 것은 반려견들은 몸이 아프다고 먼저 우리에게 말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신경 써서 보지 않으면 자칫 아픈 것을 놓쳐 증상이 심해진 후 다른 합병증으로 병원을 오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강아지가 평소와 다른 모습이라면 보호자가 좀 더 관심 갖고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반려견의 기초체온 자체가 사람보다 높은 37~39℃로 높은 편이고 몸 전체가 털로 덮여있어 열이 나는지 정확하게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일단 열이 나는지 의심이 된다면 혓바닥의 색을 잘 살펴보길 권한다. 열이 오르면 평소보다 혓바닥 색이 짙게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코 또한 늘 젖어있긴 하지만 평소보다 더 축축하거나 맑은 색이 아니라 누런 콧물이 흐른다면 화농성으로 나빠질 위험이 있으므로 빨리 병원을 방문해 치료하길 권한다.

반려견의 기침은 사람과 달리 감기뿐만 아니라 심장병이나 컨넬코프 등 다양한 질병을 의심할 수 있는 측도가 될 수 있는 상당히 중요한 증상이므로 가볍게 넘겨선 안 된다.

반려견의 감기가 의심된다면 찬 곳을 피하고 가습기를 통해 습도 조절에도 신경 써 컨디션이 더 나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소화가 잘되는 음식이나 평소에 좋아하는 간식 등으로 입맛이 떨어지지 않도록 한다.

아울러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못 막는다’는 속담처럼 다른 합병증으로 고생하지 않도록 초기에 충분한 휴식과 치료를 통해 나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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