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가 ‘반쪽짜리’ 전대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전대 날짜가 오는 27일로 2차 북미정상회담과 맞물리면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비롯한 주호영·심재철·정우택·안상수 의원 등 5인의 당권주자는 당이 전대 일정을 최소 2주 이상 연기하지 않으면 선거를 보이콧하고 12일 후보자 등록에도 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준표 전 대표는 11일 아예 불출마를 선언했다.

게다가 최근 5.18 민주화 운동 공청회를 공동 주최한 김진태 의원의 발언이 논란으로 이어지면서 이날 국회에서는 제명 조치까지 언급됐다.

결국 한국당의 이번 선거가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나홀로 선거’로 흐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전대 일정 연기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에 지도부와 당권주자들의 갈등은 후보 등록일인 12일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박관용 선관위원장은 이날 “결정을 두 번 하는 경우는 없으며 일정 연기를 재고한다는 등의 얘기는 없었다. 전당대회 보이콧을 하는 것은 그 사람들의 사정이지 우리와 관계없다”고 말했다.

후보자 간 TV 토론과 유튜브 생중계를 현행 2회에서 6회로 늘려야 한다는 일부 당권 주자들의 주장에 대해서도 박 위원장은 “공당으로서 원칙을 정했기 때문에 몇 사람의 이해관계에 따라 바꾸는 것은 안된다”고 했다.

이같은 결정에 홍 전 대표가 ‘전대 보이콧’을 선언한 당권주자 중 가장 먼저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우려됐던 ‘반쪽 전당대회’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 유감”이라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불출마 사유는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전당대회는 모든 후보자가 정정당당하게 상호 검증을 하고 공정한 경쟁을 하여 우리 당이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며 당 선관위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다만 그는 “저의 부족함입니다”라며 더 이상의 언급은 피했다.

그러면서 “저 스스로를 돌아보고 더 많이 듣고 더 낮은 자세로 국민과 당원 동지 여러분과 함께 내 나라 살리는 길을 묵묵히 가겠다”고 밝혔다.

반면 전대 참여 방침을 밝힌 황 전 총리와 김진태 의원은 유세 활동을 계속했다.

이날 황 전 총리는 부산 자갈치 시장, 김 의원은 제주를 각각 찾았다.

당 일각에선 황 전 총리가 전격적으로 전대 연기를 요청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아직까진 “당 지도부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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