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일희 계명대 총장은 대학의 위기 극복 방안으로 융복합과 산학협력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키우고 있다.
▲ 신일희 계명대 총장은 대학의 위기 극복 방안으로 융복합과 산학협력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키우고 있다.
신일희 계명대 총장 만큼 대학 주변의 변화 바람을 정면에서 느끼고 있는 사람도 드물다.

계명대가 종합대학으로 승격한 첫 해인 1978년 초대 총장을 시작으로 4~7대 총장을 거친 신 총장은 9대 총장에 오른 2008년부터 현재(11대)까지 연임 중이다.

거듭된 고사 의사에도 연임을 수락한 배경 역시 대학의 위기를 극복할 강한 리더십과 경험이 필요하다는 이사회의 설득 때문이다.

대학이 처한 현실을 원시적이고 실질적인 생존 문제라 밝힌 신일희 총장은 “어려운 상황에서 학교가 성장했다”고 하면서 “학령 인구 감소로 인한 신입생 유치 어려움과 이에 따른 경영 문제, 산업개편으로 인한 교과개편까지 복합적인 일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그래서 교수들이 더 힘들어지고 있다”고 했다.

30년 이상을 종합대학 수장으로 학교를 이끌어 온 신 총장은 2016년 11대 총장에 오르면서는 ‘앞으로 4년이 대학의 존폐를 가를 골든타임’이라 밝힐 만큼 팽배해진 위기감을 드러냈다.

그는 “과거 교수들은 두가지, 즉 전공과 제2외국어에 집중하면 됐지만 최근에는 이 두가지를 기본으로 융복합과 산학까지 추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시대가 원하는 교육과정이 바로 융합이고 산학협력이란 생각에서 신 총장은 융복합과 산학에 대한 지원과 관심을 높이고 있다.

산학의 범위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과대학은 물론 사회과학과 인문계열까지 학문 전체로 확산하는 중이다.

그는 “인문계열인 국어국문과에서 고전이나 문학작품을 IT와 접목시켜 이미지화 하는 등 디지털로 변환시켜 공간과 시간의 제약없이 어린이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이 융합의 하나고 시대가 원하는 방향”이라고 소개했다.

경제나 산업 분야와 다소 거리가 있다는 인식이 깔린 국어국문학을 두고 신 총장은 또 우리 문화의 수출 첨병 역할을 할 수 있는 학문이라고 강조하며 산학 접목의 사례를 보여줬다.

그는 “국어국문학은 한국에 들어온 유학생들에게 우리말을 가르치고 우리 문화를 알릴 수 있도록 돕는 학문이다. 넓게는 문화 수출에도 역할을 하게 된다”고 하면서 “또 다른 전공인 한국문화전공과 국어국문학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것도 이러한 부분”이라며 인문계열의 산학 사례를 보여주며 산학협력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계명대는 한국어문학부에 국어국문과 한국문화정보전공을 각각 두고 있다.

대학 내 산학과 융복합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 신 총장은 또 한편으로는 대학이 교육의 기본에 바로 서야 한다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잘 가르쳐서 사회일원으로 잘 보내는 게 대학의 역할이다. 그래서 사람을 만드는, 훌륭한 시민 양성을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며 “산업개편으로 현대 사회에서 미처 느끼지 못하는 부분이 인문학인데 우리 학교에서는 인성교육에 힘을 쏟고 있다. 고등교육의 궁극적 목적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계명대는 신입생은 물론 교직원들도 안동에 마련한 선비수련연수원에서 인성교육, 인문연수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화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자체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2003년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선수촌장을 맡는 등 그동안 지역 내 국제 행사나 사회·문화·체육 등의 분야에서 역할을 해 온 신 총장은 대학에 대한 지자체의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학은 도시 형성에도 학생유치 등을 통해 기여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지역사회가 인정해주는 시민 양성은 대학만의 몫이 아니다. 지자체나 정부에서도 사학에 더 많은 지원과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학교에서는 시설 개·보수와 외국인 학생을 위한 기숙사 건립 등 교육환경 개선으로 훌륭한 시민 양성에 힘을 쏟겠다고 덧붙였다.



윤정혜 기자 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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