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줄중, 사망원인 3위 차지

뇌졸중에 대한 관심이나 공포감은 큰 데 비해 막상 뇌졸중에 대하여 정확한 지식을 알고 있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아 정작 신속한 검사와 치료가 필요한 뇌졸중 환자가 그 시기를 놓치게 되는 일이 잦다.



◆뇌졸중이란

뇌졸중(腦卒中)은 흔히 중풍(中風)이라고 불리는 뇌혈관 질환이다.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뇌 손상이 오고, 손상 받은 부위에 따라 다양한 신체 장애가 나타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뇌졸중은 암과 심장 질환에 이어 사망원인 3위를 차지하며 연간 10만 명 당 45.8명이 뇌졸중으로 사망한다고 한다.

그해의 우리나라 총인구가 5천125만 명이니 해마다 2만3천500명가량이 뇌졸중으로 목숨을 잃는 셈이다.

뇌졸중으로 사망하지 않고 살아남더라도 반신 마비, 언어 장애 등의 심각한 후유 장애를 가져올 수 있어서 환자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에게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예전에는 뇌졸중이 노인 질환으로 인식됐지만 요즘은 30~40대에 뇌졸중을 진단받는 환자도 적지 않다.

이는 식생활의 변화, 운동 부족 등으로 뇌졸중의 주원인인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 등의 발생률이 높아졌고 이에 대한 조절이 적절하게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뇌출혈과 뇌경색

뇌졸중은 뇌출혈과 뇌경색으로 나눌 수 있다.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터져서 뇌 손상이 온 것을 뇌출혈, 막혀서 뇌 손상이 온 것을 뇌경색이라고 한다.

뇌출혈은 크게 뇌내출혈과 거미막밑출혈(지주막하출혈)로 분류한다.

뇌내출혈은 갑자기 뇌혈관이 터지면서 뇌 조직 안에 피가 고이는 병이다.

거미막밑출혈은 혈관벽의 일부가 약해져서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동맥류가 파열돼 뇌를 싸고 있는 거미막 밑에 피가 고이는 병이다.

증상으로 흔히 생각하는 반신 마비를 보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머리에 벼락이 친 것처럼 갑작스럽게 심한 두통이 발생하며 구역, 구토가 동반되는 것이 특징이다.

뇌경색은 다시 혈전성 뇌경색, 색전성 뇌경색, 열공성 뇌경색 등으로 분류한다. 마치 수도관에 녹이 스는 것처럼 동맥경화증에 의하여 손상된 뇌혈관에 피떡(혈전)이 생기면서 혈관이 좁아져서 막히는 경우를 혈전성 뇌경색이라고 한다.

심장이나 목의 큰 동맥에서 피떡이 떨어져 나가 멀리 떨어져 있는 뇌혈관을 막은 경우를 색전성 뇌경색이라고 하며 큰 동맥에서 가지를 쳐서 나온 가느다란 혈관이 막힌 경우를 열공성 뇌경색이라고 한다.

심하게 좁아지거나 막혔던 뇌혈관이 별다른 처치 없이 자연히 뚫리기도 하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뇌경색 증상이 발생했다가 수 분에서 수 시간 이내에 호전된다.

이것을 일과성 뇌 허혈 발작이라고 한다.

일과성 뇌 허혈 발작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금방 증상이 사라지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이 이를 무시하기 쉽다.

그러나 일과성 뇌 허혈 발작은 가까운 미래에 뇌경색이 발생할 것이라는 강력한 경고이다.

실제로 일과성 뇌 허혈 발작을 경험한 사람들 3명 중 1명은 3년 이내에 뇌경색을 앓게 된다는 통계가 있다.



◆증상

그렇다면 어떠한 증상이 있을 때 뇌졸중을 의심할 수 있을까? 뇌졸중은 뇌의 어느 위치에 병이 생기느냐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아마도 가장 잘 알려진 증상은 반신 마비일 것이다.

오른쪽 또는 왼쪽 한쪽 방향의 팔이나 다리에 힘이 빠져서 움직이기 어려워질 수 있고 입술이 한 쪽으로 돌아갈 수 있다.

이러한 마비 증상 없이 한 쪽 방향의 얼굴, 팔, 다리에 마취된 듯 먹먹한 느낌이나 쥐 나는 듯 저린 느낌이 들 수도 있다.

이처럼 한쪽에 증상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양쪽 팔 또는 양쪽 다리에 마비가 발생한다면 뇌졸중 증상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술을 마시지 않았는데도 술 취한 사람처럼 발음이 어눌해지는 경우도 있고 상대방의 말을 듣고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여 엉뚱한 대답을 하거나 반대로 상대방의 말을 이해는 하지만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 등 언어 장애가 발생하기도 한다.

시야의 일부 혹은 전체가 무언가로 가려진 듯 보이지 않기도 하고 하나의 물체가 두 개로 보이기도 한다.

주변이 빙빙 돌아가는 것처럼 어지러운 경우도 있다.

이석증,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 등과 같이 말초성 어지럼증도 주변이 빙빙 돌아가는 것처럼 어지러울 수 있는데 뇌졸중에 의한 어지럼증은 말초성 어지럼증과 달리 균형을 잡기 어려워져 비틀거리며 걷거나 한 쪽으로 몸이 기우는 증상이 동반된 경우가 많다. 이처럼 다양한 증상들이 공통적으로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뇌졸중의 특징이다. 만일 며칠이나 몇 주에 걸쳐서 증상이 서서히 진행하는 경우라면 뇌졸중 증상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예방이 중요

적절한 치료를 받았지만 반신 마비, 언어 장애 등 후유 장애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한 번 손상 받은 뇌세포는 재생이 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뇌졸중이 발생하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다.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으로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심장 질환, 흡연, 과음 등이 있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반드시 금연하고 술을 마시는 사람은 하루 1~2잔을 넘게 마시지 않도록 자제하여야 한다. 그리고 식사를 할 때는 가급적 싱겁게 먹고, 지나치게 기름진 음식은 삼가도록 한다. 걷기, 자전거 타기 등의 유산소 운동을 한 번에 30분 이상, 일주일에 3~4회 이상 꾸준히 하는 것도 뇌졸중 예방에 도움이 된다.

도움말=대구파티마병원 신경과 최한나 과장

▲ 뇌졸중의 전조 증상.
▲ 뇌졸중의 전조 증상.


이동률 기자 leedr@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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