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민 ‘기억의 기록’
▲ 이정민 ‘기억의 기록’
롯데백화점 대구점에서는 9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신진작가 기획전 ‘畵氣靄靄(화기애애)’를 진행한다. 대구 지역미술대학 졸업생들에게 전시기회를 제공하고 앞으로의 창작활동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기획된 이 전시는 2017년부터 시작돼 올해 3회째를 맞았다.

‘畵氣靄靄(화기애애)’는 ‘신진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으니 기운이 흘러 넘친다’라는 의미이다. 7개의 대구 지역대학(경북대학교, 경일대학교, 계명대학교, 대구대학교, 대구가톨릭대학교, 대구예술대학교, 영남대학교) 2019년 졸업예정자들 가운데 20명을 엄선해 진행된다.

김수진 작가의 ‘물, 빛, 바람’은 물, 빛, 바람을 표현하는데 조약돌을 매개체로 삼아 연작으로 진행했다. 단순히 조약돌을 그리는 것이 아닌 조약돌이 단계별로 물에 잠기고, 해체되어가며 평면의 깊이를 탐구한다. 얕은 깊이 감이 느껴지는 구상적인 단계에서부터 물에 잠기면서 돌의 형태가 해체 되며 추상적인 단계까지 다가간다. 한지에 물감이 번지고 스며들어 층층이 쌓이며 그려지는 물성적 특징의 번지는 듯한 물결에서 점차 쌓인 깊이 감을 보여준다.

박지훈 작가의 ‘Reframe of Blue’는 ‘손상(damage)’과 ‘재구성(reconstitution)’ 두 가지의 단어로 이미지의 형성 방식에 대해 재조명했다. 각목을 중첩해 단면을 제작해 그 위에 긁거나 뜯거나 조각 내는 방식을 거쳐 목재라는 성질을 변형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고착화된 이미지를 벗어나 작품 과정에 대한 상상력을 환기시키고, 본질의 느낌을 벗어나 ‘손상’과 ‘재구성’으로 재창조된 이미지를 이질감 없이 순응시키고 있다.

▲ 김한솔 ‘나무(蕪)’
▲ 김한솔 ‘나무(蕪)’
김한솔 작가는 ‘나무(蕪)’라는 작품을 통해 우리들의 ‘나’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나무(蕪)’는 너무나도 주체적인 단어인 ‘나’와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뜻의 ‘무(蕪)’의 합성어이다. 특별해지지 않아도 성가신 노력을 하지 않아도 우리는 성장하고 쇠퇴하며 또는 어떠한 다른 모양으로 ‘나’라는 존재로 존재한다고 말하고 있다.

‘나’가 아닌 ‘너’에 대해 고민하는 작가도 있었다. 김지은 작가는 사람에 대한 내면과 외면에 대한 질문과 생각을 모티브로 하여 작품 ‘존재의 의미’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였다. 작가는 “사람의 진실된 모습은 무엇일까, 겉모습일까 아니면 그 사람의 내면일까”라는 질문을 계속 던지며 작업을 했다. 현대인들이 타인을 인식할 때 느끼는 겉모습에 대한 선입견, 편견 등을 천으로 뒤집어 씌어 최소한의 정도로 표현함으로써 사람의 존재를 존재 그 자체로 인정하길 바라는 작가의 의도를 나타낸다.

윤보경 작가는 영상작업과 사진작업을 함께 진행했다. 윤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통하여 주변에서 잘못된 것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잘못된 행동을 하는 것에 대한 불편함을 느끼고, 그것을 당연시 하는 것에 대해 작업을 통해 고발하려 한다고 했다. 윤 작가는 불편한 이야기들을 수면 위로 끌어 올림으로써 문제들에 대하여 직시할 수 있도록 한다.

▲ 김고언 ‘공존’
▲ 김고언 ‘공존’


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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