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절대여자

절대여자

아드린느 플뢰리 지음/한동네/278쪽/1만4천500원

산다는 게 쉽지 않지만 특히 여자로 사는 것은 더 그렇다. 해서 안 되는 것도 많고, 꼭 그래야만 하는 것도 많다. 또 부러지게 일해야 하지만 다소곳한 태도여야 하고, 예뻐야 하지만 너무 꾸며도 안 된다. 목소리가 크면 드세다고 하고, 작으면 저래서 무슨 일을 할까에 대해 의심한다. 이런 상반된 요구들 앞에서 여성들은 적당한 지점을 찾아내야 하는데,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니고는 참 어렵다.

제 때 결혼해야 하고, 아이도 낳아야 한다. 그리고 완변한 엄마가 되려는 흉내라도 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랑이 없는 엄마가 되고 만다. 여성의 역할이 강조될수록, 그것을 감당하는데 실패하는 여성들이 많아지고, 여성들은 죄책감에 괴롭다.

이 책에는 이런 현실에 놓여 있는 여자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원망이나 한탄은 없다. 저자는 그런 요구들에서 자기를 잃거나 잊지 않도록 자신을 살피는 데 방점을 찍는다.

이 책은 중도 성향의 페미니스트인 저자가 자신의 이야기로 여성의 어려움을 풀어냈다. 물론 주제는 페미니즘이다.

열여섯 살 때 남자친구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저자는 후유증으로 아름답고 빛나는 20대를 무성적 여성, 섹스결벽증녀로 살아간다.

결혼 후에도 그 영향은 여전하지만, 그 자신의 고민과 신문사 기자로서의 다양한 경험을 통해 여성 문제와 페미니즘에 대해 눈을 뜨게 된다.

저자는 아이가 있는 서른여덟 살 이혼녀다. 신문기자로 15년 일한 후, 지금은 소설과 에세이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파리의 좁은 아파트에서 아들과 함께 거주하며 자신의 삶에 성실하고 책임적이지만, 자유롭고 독립적이며, 무엇보다 여자로서의 자신을 사랑하며 살고 있다.

그가 이겨냈던 어려움은 대부분의 여성이 겪는 문제라 할 수 있다. 여성동료와 나눌 수 있는 우정과는 또 다른 도움을 주는 남성동료와 서로 존중하고 친밀한 관계를 이어가면서 저자는 남성이 여성의 적만이 아니라 친구일 수 있다는 점을 알아간다.

저자는 모든 것을 남성우월론에 반대하는 시각으로 보면서 남녀문제를 둘러싼 삶의 복잡하고 섬세한 면을 단순화하고 이데올로기적으로 해석하는 투쟁적 페미니즘에 대해 비판적이다.

여성은 집단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이 고유한 존재로,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자기만의 아름다움과 독특함을 지닌 존재다.

그런 자신의 아름다움이 사라지는 것은 자신을 자신으로 보지 않고 이상화된 자신을 염두에 두기 때문이고, 사회의 요구에 자신을 맞추려 하기 때문이다.

절대 여자는 자신을 자신으로 보는 여자, 자신이 자신의 기대에 못 미치더라도 당당할 수 있는 여자, 자유의 대가를 치르면서 매 순간 의지를 갖고 선택하는 삶을 사는 여자다.

저자는 충동과 욕망은 억압되기보다 표현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 때문에 사람들과 부대낄 수 있지만, 그 덕분에 자신을 다듬을 기회, 본성을 억압하지 않고 승화시킬 사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저자는 ‘투쟁적 페미니즘’이라고 하는 급진 페미니스트들에 대해서는 비판적이다. 다양한 관점과 이유를 가지고 비판하며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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