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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7월17일 대구 달서구 이곡동 한 주유소에서 1만 원권 위조지폐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사건은 지문이 발견되면서 쉽게 풀리는 듯했다. 지문은 제법 온전한 상태로 또렷하게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문검색시스템(AFIS)을 통한 인적 사항은 특정되지 않았고 사건은 지문만 남긴 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그로부터 4년여 뒤인 지난해 2월13일 경찰이 재수사에 나섰다.

대구지방경찰청은 장모(23)씨를 위조지폐 사건 피의자로 특정하고 통화위조 및 행사, 사기 혐의로 검거했다.

주민등록을 하기 전인 청소년 시절 장씨가 저질렀던 범행이 주민등록한 이후 재검색을 통해 꼬리가 잡힌 것이다.

장씨는 친구 김모(28·여)씨와 함께 1만 원권 위조지폐 10장을 만들어 배달음식을 시켜 먹거나 토큰 교환소에서 물품대금용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존생불변 만인부동’ 지문의 특징은 ‘한 번 생기면 평생 변하지 않고, 모든 사람은 서로 다르다’라는 이 한 줄로 요약된다.

작은 상처 역시 그 구조를 바꾸지 않으며, 새 살이 돋아오르면서 다시 이전과 동일한 지문으로 형성된다. 유전자가 같은 일란성 쌍둥이라 할지라도 그 형태가 다른 지문의 특성을 경찰은 1940년대 후반부터 신원 확인 등 범죄 수사에 활용해 오고 있다.

또 지문 채취기법과 감정기법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법정 증명력과 대외적 신뢰도 역시 높아져 개인을 특정짓는 매우 안정적인 개별 식별법으로 자리 잡았다.

지문감식은 사건 현장 감식 시 이뤄진다. 지문은 손에 묻어 있던 땀으로 인해 물체에 닿는 순간 남겨진다. 이때 물체 표면에 분말을 뿌리면 가루가 붙으면서 선명하게 그 모습을 드러낸다.

물체의 거친 표면에 남겨진 지문이나 오래돼 기름 성분이 말라 버린 경우에는 ‘요오드’를 이용해 찾아낸다.

이 밖에도 철가루, 자석, 초산은 등 검체에 따라 다양한 물질이 지문 감식에 활용된다.

지문을 옮기는 기법 역시 사진을 찍을지, 테이핑할 지 검체마다 다르다.

이후 경찰은 지문검색시스템에 등록된 비슷한 지문군 검색을 통해 육안으로 일일이 식별하는 작업을 거친다.

과거에는 지문의 부분만 남아있는 일명 ‘쪽지문’으로 신원확인이 어려웠지만 최근에는 쪽지문으로도 가능해졌다.

지문검색시스템의 고도화와 감정관의 숙련도가 향상됐기 때문이다.

대구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 이만우 경위는 “지문의 중심 부분에 위치한 중심점, 단일 지문 선이 연속 선상에서 끝나는 종점, 지문 선이 2개의 가지로 나눠지는 분기점 등 지문을 인식하는 데 사용되는 지문 선의 특징점이 과거에는 12개 이상이어야 분석이 가능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 개수가 더 낮아지고 정확성이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미성년자는 범행 당시 주민등록증 발급 대상이 아니어서 지문검색시스템에 자료가 없어 신원 확인이 되지 않았지만 주민등록을 하면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의 경우 전과자 관리 차원에서 지문을 찍어 경찰청에서 통합 관리된다.

범행 시 지문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 장갑을 끼거나 흔적을 지우기 위해 청소를 한 경우에는 섬유흔의 미세 증거를 통해 추적해 나간다.

이 경위는 “범인들은 비슷한 행동 패턴을 보이기 마련이다. 지문으로 신원확인이 어렵다면 범행이 이뤄진 주변 CCTV 및 범인들의 행동패턴 분석 등 수사기법을 총동원해 수사한다”고 전했다.

▲ 대구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 요원들이 한 사건 현장에서 지문 감식을 하고 있다.
▲ 대구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 요원들이 한 사건 현장에서 지문 감식을 하고 있다.
▲ 대구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 요원이 한 사건 현장에서 지문 감식을 하고 있다.
▲ 대구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 요원이 한 사건 현장에서 지문 감식을 하고 있다.


김지혜 기자 hellowis@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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