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은재 ‘겹쳐진 장면’
▲ 이은재 ‘겹쳐진 장면’
봉산문화회관은 유리상자-아티스트 2019 전시공모 선정 작가전 ‘이은재-겹쳐진 장면’ 전시를 2층 아트스페이스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시공간적 생태와 사물 흔적들의 관계에 대한 작가의 감수성을 시각화하려는 일종의 작가 보고서이다.

이은재는 4면이 유리로 된 높이 5.25m의 전시 공간에 연못과 이끼, 나뭇잎과 나뭇가지, 식물의 넝쿨과 돌, 그물망과 계단, 여자 마네킹과 남자 인물상, 나무로 만든 사슴 머리, 소금에 절인 종이, 의자, 액자, 화분, 타일 붙인 소파 등 많은 사물과 상황들이 서로 관계를 맺고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이 생태계는 작가가 생각하는 시간과 상황, 물질의 변화에 관한 시각적 이미지들의 설계이다.

여자 마네킹은 어느 날 밤에 우연히 골목 옷가게 앞에 버려진 것을 주운 것이며 남자 인물상은 쓰다 남은 나무 조각을 모아 크리스마스 장식용 사슴을 만들었다가 다시 분해해서 사람으로 재조립한 것이다. 소파는 작가의 집에서 오랫동안 사용하다 버린 것이다.

작가가 주목하는 것은 인간을 포함한 자연의 일부로서 세계의 변화 자체이다. 눈 앞에 펼쳐진 유리상자는 다름 아닌 보이는 가상과 보이지 않는 실상이 겹쳐지는 현실 세계의 성찰을 반영했다.

이은재 작가는 “어느 순간 우리 앞에 펼쳐져 있는 이미지를 살펴보면 각 요소가 의미 없이 존재하는 것은 없다”며 “자기 자리에서 자기 역할들을 하면서 그물망처럼 관계를 맺고,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끊임없이 변화한다”고 했다.

한편 이번 전시는 3월17일까지 진행된다. 문의: 053-661-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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