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석봉편집위원
▲ 홍석봉편집위원
최근 ‘4대 강 사업’과 관련한 두 가지 언론 보도가 관심을 끌었다. 하나는 4대강 사업 후 금강 수질이 좋아졌다는 내용이고 다른 하나는 대구지방환경청이 낙동강 상류 구미보 수문을 개방한다는 것이었다.

박석순 이화여대 교수가 4대 강 사업 이후 금강 수질이 개선됐다는 내용의 논문을 국제 학술지에 게재했다.

논문은 4대 강 사업 전인 2009년과 사업 후인 2013년 금강 하류의 수질을 비교한 결과 수질 평가 지표인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과 화학적 산소요구량(COD), 총인(TP), 클로로필a(ChI-a 등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박 교수의 논문 자료는 수질 변화 분석에 필요한 포괄적 자료가 아니고 한 측면만의 자료였다며 반박하는 이도 있지만 4대강 사업 후의 수질오염이 심화됐다는 정부와 환경론자들의 주장을 뒤엎는 결과다.

또한 수질 악화 등을 이유로 4대 강 보(洑) 개방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 정책과는 정면 배치되는 연구 결과여서 주목받았다.

-수질 논란 4대 강 사업, 보 수문 열어 물 관리 시험대

대구지방환경청은 지난 24일 구미보 수문을 개방했다. 보 수위를 떨어뜨렸다가 3월 영농철에 맞춰 수위를 회복할 계획이라고 한다. 보 개방 관측 자료는 다른 보의 수문 개방 자료로 활용하겠단다.

환경부는 지난해 상주·낙단·구미보 등 낙동강 상류 3개 보를 개방해 모니터링할 계획이었지만 지자체와 농민 반발로 미뤄왔다.

4대강 사업은 2009년 시작돼 2013년 초 마무리됐다. 수질 개선, 가뭄· 홍수 예방 등을 위해 22조2천억 원의 천문학적 비용이 투입됐다.

4대 강 사업은 대운하 사업을 대선공약으로 내세웠던 MB가 환경전문가 등의 거센 반발에 따라 국면 전환용으로 시행했다. 나중에 운하로 활용할 수 있는 여지도 남겨 뒀다.

하지만 해마다 4대 강 유역에서 녹조가 창궐, ‘녹조라떼’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고 물고기 떼죽음 등 피해도 잇따랐다.

4대 강 사업은 2012년부터 2018년까지 4차례 감사원 감사를 받았다. 마지막 감사는 2017년 문재인 정부 때 실시됐다. 4대강 적폐를 캐는 게 주목적이었다.

주무 부처의 실증적 검토 없이 MB 지시에 따라 일방 진행됐으며 경제성 분석 결과 50년간 총비용은 31조 원인 반면 총편익은 6조6천억 원에 그치는 등 경제성 없는 사업으로 결론을 냈다.

이후 여름철 녹조 등 수질오염이 문제가 돼 실패한 ‘적폐 사업’으로 몰렸고 4대강 사업이 환경보다 일자리 창출에만 신경 쓴 무리한 토목공사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또 수질오염 논란과 함께 투입된 비용 대비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며 철거주장이 나오는 등 ‘괴물’이 됐다.

적폐 취급을 받으며 원상복구 논란을 빚었던 4대 강은 현재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주눅 들었던 지역민, 마음의 빚 벗어버려야

4대 강 사업은 당초 목적이었던 치수 사업은 성공했다. 과거 4대 강 사업 공사 이전에는 해마다 홍수 복구비로 수천억 원이 들어갔으나 4대 강 사업 이후에는 해마다 50억 원 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낙동강 등 유역의 가뭄 피해도 줄였다.

다만 수질 오염이 문제였다. 수질 문제는 수자원공사와 감사원 등의 조사에 의해 4대 강 사업 이후 개선된 곳이 더 많다는 결과도 이미 나왔었다. 4대 강을 적폐로 모는 주장이 워낙 거세 당국의 조사발표조차 믿지 않는 분위기가 더 컸기에 4대 강 사업 후 수질 개선 주장은 ‘쇠기에 경 읽기’가 됐다.

수질 오염도 금강 사례에서 드러났듯 오명을 벗는 분위기다. 또한 이번에 보 개방 시험을 통해 물을 적시에 가뒀다가 빼내면 오염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적어도 4대 강 사업을 적폐라고 몰아붙일 수만은 없게 됐다. 보 개방 관리만 성공적으로 드러나면 4대 강 사업은 ‘괴물’에서 ‘보물’이 될 수도 있다.

문재인 정부의 적폐 규정은 과장임이 드러났다. 4대 강 이야기만 나오면 괜스레 주눅 들어 하던 대구·경북 지역민들이었다. 이젠 그런 마음의 속박에서 벗어나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앞으로 4대 강의 활용방안을 마련하고 자원화해 기껏 만들어 놓은 국가 재산을 헛되이 만드는 우(愚)는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홍석봉

편집위원



홍석봉 기자 dgh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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