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화령중 이휘재 교사 전민근군 꿈 실현 도와할아버지, 감사 담은 편지 임종식 교육감에

▲ 교육감에게 전달된 전석상옹의 감사 편지 일부.
▲ 교육감에게 전달된 전석상옹의 감사 편지 일부.

지난 19일 임종식 경북도교육감 앞으로 3장의 장문으로 쓴 한 통의 편지가 배달됐다. 발신인은 상주시 화서면에 사는 전석상(76)옹이다.
편지에는 손자가 어려운 가정 환경에도 꿈을 잃지 않고 바르게 자라도록 해 준 화령중학교 이휘재 선생님에 대한 감사의 뜻이 담겨 있었다.
사연은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옹은 손자 전민근군을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홀로 키워왔다. 농사를 지으면서 생활이 여의치 않아 손자가 자라는데 넉넉한 힘이 되어 주지 못했다.
이로 인해 체육 선생님 되는 것이 꿈인 손자가 행여 꿈을 잃고 삐뚤어질까 봐 많은 걱정을 했다고 한다. 지난해 1월 이휘재 교사가 전옹을 찾아왔다. 이 교사는 “대학 진학을 앞둔 민근군의 꿈을 실현해주고 싶다”는 계획을 설명하고 동의를 구했다.
민근군이 체육교육과를 진학하기 위해서는 실기 보충수업이 많이 필요한데 상주에는 관련 학원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교사는 민근군을 위해 보호자 역할을 자처했다. 자신이 거주하는 구미지역 입시학원에 민근군을 등록시킨 이 교사는 매일 상주와 구미를 오가며 민근군의 꿈을 실현하는 일에 심혈을 기울였다.
특히 민근군을 위해 자신의 집 방 한 칸을 비워 공부방으로 만들었다. 입시가 가까워져서는 매일 늦게까지 공부하는 민근군을 위해 학원 인근으로 이사까지 했다.
11개월 동안 민근군에게 끊임없이 격려하며 희망과 용기를 준 이 교사의 열정으로 민근군은 올해 가톨릭관동대학교 체육교육과에 합격했다.
이 교사의 제자를 위한 사랑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이 교사는 민근군이 대학에 진학하면 필요한 학습을 위해 강원도의 한 스키장에서 체험학습을 겸한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도록 주선했다.
편지에서 전옹은 “교육에 밀알이 될 정도로 귀감이 되는 만큼 선생님을 칭찬해주었으면 한다”며 “정병호 교장 선생님을 비롯해 담임선생님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는 말을 글로 전했다.
정병호 화령중고 교장은 “이 교사는 항상 꼭 잘 될 거야. 희망을 버리지는 마라”며 민근군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었다”고 말했다. 임종식 경북도교육감은 민근군에게 꿈과 용기를 심어준 이휘재 교사를 격려할 예정이다.
김형규 기자 kimmark@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