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 끝 모를 위기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 구조조정, 취업난 등으로 만성적인 위기로 내몰리고 있는 것. 게다가 최근 수년 동안 이어진 대학의 등록금 동결은 재정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그 중에 특히 문제는 학령인구 감소다. 학생 부족 현상이 가장 심각한 곳은 대구ㆍ경북이다. 특히 경북은 2021학년도 고교졸업생은 2만2천여 명인 데 반해 대학 모집정원은 4만여 명으로 모집정원이 거의 2배 많다.
우리나라의 2018년 대학진학률은 69%다. 세계 최상위권이다. 하지만 정원을 못 채우는 대학이 속출하고 있다. 거기에 ‘반값 등록금’에 따른 수입 감소는 대학의 경영난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지역 대학들은 일찌감치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나섰다.
외국인 유학생의 경우 ‘정원 외’로 인정받아 숫자 제한 없이 유치할 수 있었다. 대학마다 경쟁이 과열, 파격적인 장학혜택과 기숙사 제공 등 출혈경쟁까지 벌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유학생 유치에 한계가 있고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
대학들은 다시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렸다. 직장인 등 성인이다. 대구ㆍ경북 지역 대학들이 최근 성인을 위한 학위과정 및 단과대학 개설로 학생을 모집하고 있다. 대학 신입생을 학령기 학생에 한정하지 않고 성인으로 범위를 넓힌 것.
대구한의대는 올해 처음 재직자를 대상으로 평생교육융합학과에 신입생 25명을 모집했다. 성인반을 감안, 토요일 강의와 사이버 수업으로 학위과정을 운영할 예정이란다.
대구대는 지역에서 성인을 위한 단과대학 개설에 가장 먼저 뛰어들었다. 대구대는 2017년 성인 대상 4년제 정규 학사 과정인 미래융합대학을 개설해 올해 3년째 운영 중이다.
학과도 평생교육청소년학과, 자산관리창업학과, 실버복지상담학과, 특수재활교육학과까지 다양하다.
경일대도 성인 대상으로 운영하는 융합산업기술학부를 올해 단과대학으로 확대하고 다학기제, 수업집중이수제, 주말 야간 수업 등 학업 편의를 제공하며 신입생 유치에 나섰다.
대학들이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세대 등 인생 2모작을 염두에 둔 성인층을 대상으로 특화된 프로그램을 마련해 이같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것이다. 인구 고령화에 따른 평생교육 등 배움에 목마른 세대들의 욕구를 적절하게 파고든 것으로 보인다.
대학의 위기는 발등의 불이 된 지 오래다. 지역 대학들도 생존을 위해 특화된 프로그램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언제 문을 닫는 상황이 나올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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