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비정신의 가치관은 ‘사람답게 사는 삶’에 방점 <br />
죄책감·반성 없는 사회 현실…물질만 좇아 위기
▲ 선비정신의 가치관은 ‘사람답게 사는 삶’에 방점
죄책감·반성 없는 사회 현실…물질만 좇아 위기

이 책은 ‘사람다운 사람이 되라’고 가르쳤던 조선의 교육법에 주목한다.
저자는 전국에 있는 종가를 찾아다니며 자녀교육을 연구한 적이 있다. 그들의 교육철학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이렇다.
‘자식은 부모 등을 보고 배운다.’
조선시대 대학자 율곡 이이는 ‘격몽요결’에서 우리가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는 ‘사람다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라고 했다. 우리 선조들은 먼저 사람공부를 하고 나서 글공부를 하라고 가르쳤다.
책에는 조선시대 아이들이 배웠던 ‘격몽요결’, 이덕무의 ‘사소절’, 박세무의 ‘동몽선습’ 등 8편의 동몽교재의 원문이 실어져 있다. 지은이는 책에 소개된 8편의 조선 동몽교재와 3편의 중국 아동교육서를 통해 사람답게 사는 방법과 바른 교육의 길이 무엇인지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아동학대, 가정폭력, 왕따, 학교폭력, 교사폭행, 여성혐오, 자살, 갑질 등이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를 장식한다. 그야말로 ‘동방무례지국’이 되고 말았다. 더욱이 심각한 것은 사람을 칼로 찔러 죽이고, 상대를 괴롭혀 자살로 몰아넣은 가해자 청소년들이나 청년들에게서 일말의 죄책감이나 반성을 느낄 수 없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6ㆍ25 전쟁의 잿더미에서 단기간에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며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뤘다. 그 과정에서 물질적 성공과 경쟁에서 이기는 것만을 강조한 채 본래 우리 민족이 간직해온 정신적 가치는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정신적 가치가 뒷받침되지 않은 물질적 풍요는 마치 모래로 쌓은 성과 같다. 외부의 작은 충격에도 쉽게 무너져 내리고, 견고하지 못하여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
지금의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가정과 학교에서 지혜보다는 지식을, 더불어 사는 법보다 경쟁에서 이기는 법을 배우고 훈련받는다. 누구나 성공과 부를 삶의 최대 목표로 두고 매진한다. 그러나 현실을 둘러보면 능력이 뛰어나고 큰 성공을 거둬도 인성이 갖춰져 있지 않으면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삶을 수없이 보게 된다.
이 책에 소개되어 있는 ‘삼자경’의 마지막에는 다음과 같은 명구가 나온다.
‘사람들은 자식에게 남기길 금이 상자에 가득하게 하지만 나는 자식을 가르칠 오직 하나의 경이 있다. 부지런하면 성공을 하게 되고 놀기만 하면 유익함이 없으니 이를 경계하여 힘쓰고 노력해야 한다.’ 이 저자가 생각하는 부모의 자녀교육과 우리 교육의 미래에 대한 답이 담겨 있다.
책에는 조선의 교육법을 심도 있게 소개하며 인성교육을 왜 어릴 때부터 해야 하는지, 품격 있는 사람으로 키우기 위해 무엇을 가르쳤는지에 대한 내용이 조선 동몽서의 원문과 함께 자세히 실려있다.
김혜성 기자 hyesu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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